모음 속을 걷는 자음 처럼

길 위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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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

너머서

2026년 02월 05일 출간

ISBN 979119951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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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 동안 해파랑길을 걸으며 만난

사람, 하늘과 바다, 풀과 나무, 새와 거북이……

이들을 품은 걸음걸음이 모두 기도였다.


자음과 모음이 만나 문장이 되듯,

기도를 품은 불완전한 우리의 걸음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만나 또 다른 기도가 되다

2017년, 열하루 동안 뜨거운 뙤약볕 아래 한 마리 벌레처럼 DMZ를 걸은 이가 있다. 

잘린 허리가 이어질 날을 소망하며 그 허리를 따라 순례길을 걷듯 기도하며 걸었다. 

그리고 8년이 지나, 또다시 길을 떠났다. 그렇게 이 걸음은 두 번째 ‘걷는 기도’가 되었다.

정릉감리교회 한희철 목사는 고난주간을 앞두고 닷새 동안 추암에서 후포까지 해파랑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몇 가지 기도 제목을 마음에 품고. 그 첫 기도 제목은 정릉감리교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진행한 “열두 개의 돌” 사업 가운데 하나로, 다음 세대인 청년들이 종교 개혁지를 순례하는 “루터를 만나다”였다. 

저자는 그 기도와 더불어 여전히 혼란스러운 나라를 위해, 

그리고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걷기로 했다. 

그리고 슬며시 마음에 품은, 정릉교회를 위한 기도는 교회와 함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기도였다. 

그러나 닷새 동안의 걸음은 이내 처음에 품은 기도 제목들을 넘어 더 넓은 기도로 향했다.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 하늘과 바다, 풀과 나무, 예상하지 못한 소소한 일들이 그에게 기도가 되고 묵상이 되었다.

한희철 목사의 글에는 자연을 향한 따뜻한 시선, 사람을 향한 다정한 관심,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첫 사역지이자 개척지였던 단강 마을에서 목회하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보에 담은 그 따뜻함은 동화 작가로서 쓴 동화는 물론이고 

지금 이 글 안에도 은은하게 배어 있는 듯하다. 이 책이 우리의 걸음을 기도로 이끌기를, 

아니 우리의 모든 걸음이 기도라는 생각으로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마음처럼 

걷는 기도는 우리의 기도를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과 어우러져 드리는 기도로 확장시켜 줄 것이다.


목차


축하의 글_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기도(송진규)

축하의 글_ 함께 길을 걷는다는 것(서충식)


인사말_ 작은 그리움이 된다면


걷는 기도 1_ 다시 길을 나서며

걷는 기도 2_ 많이 걷지 말아요

걷는 기도 3_ 출발지

걷는 기도 4_ 고마운 배웅

걷는 기도 5_ 길을 일러 준다는 것은

걷는 기도 6_ 자음과 모음

걷는 기도 7_ 순해진 마음

걷는 기도 8_ 한 끼의 양식

걷는 기도 9_ 반복되는 기도

걷는 기도 10_ 되찾은 모자

걷는 기도 11_ 바다의 경계

걷는 기도 12_ 짐

걷는 기도 13_ 기도의 자세

걷는 기도 14_ 아침 인사

걷는 기도 15_ 벚꽃마저 좋아

걷는 기도 16_ 새에게

걷는 기도 17_ 당신 눈에는 내가

걷는 기도 18_ 그리운 비노바 바베

걷는 기도 19_ 다양한 길

걷는 기도 20_ 걷는 걸 좋아하느냐고요

걷는 기도 21_ 별빛

걷는 기도 22_ 고마운 선생님

걷는 기도 23_ 상흔

걷는 기도 24_ 붉은 알

걷는 기도 25_ 하나의 약

걷는 기도 26_ 거북이의 꿈

걷는 기도 27_ 사막에서는 조금 외롭구나

걷는 기도 28_ 얼싸안기란

걷는 기도 29_ 눈물

걷는 기도 30_ 돌미역

걷는 기도 31_ 부득이한 것만을

걷는 기도 32_ 천릿길

걷는 기도 33_ 선물

걷는 기도 34_ 바다

걷는 기도 35_ 비슷한데 다른

걷는 기도 36_ 표지판

걷는 기도 37_ 땀 밴 후원금

걷는 기도 38_ 잠자리

걷는 기도 39_ 고마운 길

걷는 기도 40_ 벽화

걷는 기도 41_ 바퀴가 없었다면

걷는 기도 42_ 빈 의자

걷는 기도 43_ 망양휴게소

걷는 기도 44_ 슬픈 인형

걷는 기도 45_ 발바닥

걷는 기도 46_ 염소의 질문

걷는 기도 47_ 심해어

걷는 기도 48_ 어떤 기적

걷는 기도 49_ 백암 대신 후포

걷는 기도 50_ 후포에서 푼 회포

걷는 기도 51_ 자유로운 영혼

걷는 기도 52_ 따뜻한 마중

걷는 기도 53_ 땀 밴 후원금이 필요했던 것은

걷는 기도 54_ 끝나지 않은, 끝날 수 없는


본문 펼쳐보기


“누군가에게 길을 일러 준다는 것은 결코 길 전체를 일러 주는 것이 아니었다. 

그 길에 접어들 수 있도록, 거기까지만 도우면 된다. 전부를 말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인해 

길에 대해 말하기를 주저할 이유는 없는 것이었다.”_32쪽


“인생의 짐도 마찬가지 아닐까. 메고 내릴 때에는 몸과 마음이 휘청거릴 만큼 무겁게 여겨져도 

그것을 등에 지고 걷다 보면 무게감이 사라진다. 당연히 내 몫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내 삶의 한 부분이 된다. 

무거운 짐일랑 원망할 것이 아니라 그 또한 내 삶을 이루는 한 부분으로 기꺼이 받아들일 일이었다.”_51쪽


“희망은 그렇게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생명의 기운을 찾아볼 수 없을 때, 뿌리마저 숨을 쉬지 못할 때, 

다만 아픔과 절망으로 우두커니 서서 까만 눈물을 흘릴 때 가만히 곁으로 다가가는 것, 

쉬운 것은 아니지만 고민 끝에 그 아픔을 내 방식대로 끌어안는 것, 마른가지를 물어와 둥지를 짓고 알을 까는 것, 

새끼를 키워 내는 것, 그리고 시커먼 가지에 앉아 노래하는 것, 

무의미해 보이고 무모해 보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런 것들이 희망으로 가는 걸음일 것이다.” _91쪽


“어디 끝을 헤아릴 수 있을까만,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내 작은 눈에 바다가 담긴다. 

바다 위를 나는 한 마리 새처럼 생각 하나 지나간다. 마음속 찰랑이는 눈물이 저 바다와 무엇이 다를까” _109쪽


“기적만을 바라는 기도는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기적을 배제한 기도는 얼마나 허약한 것일까. 

무릇 신앙이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하늘의 뜻에 맡기는 위임일 것이었다” _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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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
예배당이 없던 강원도의 외진 마을 단강에서 첫 목회를 시작했다. 이웃들과 어울리며 15년을 행복하게 살았다. 폐교를 앞둔 단강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넓고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열흘간 미국을 다녀온 일이, 그중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고흐가 가난한 이웃들의 삶을 그림으로 담아냈듯이, 기울어 가는 농촌의 아픔을 글로 담아냈다. 지금은 정릉감리교회 담임으로 교회를 섬기고 있다.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을 눈여겨보며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글에 담아 「내가 선 이곳은」(소망사), 「여기엔 아무도 읍습니다」(다산글방), 「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 「한 마리 벌레처럼 DMZ를 걷다」, 「하루 한 생각」(이상 꽃자리), 「작은 교회 이야기」(포이에마), 「어느 날의 기도」(두리반), 「고운 눈 내려 고운 땅 되다」(겨자나무) 등의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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