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교회>는 오늘날 한국 교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살펴서 문제점을 밝히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딱딱한 논문이나 지루한 설명문이 아니라 소설과 같은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했다. 현재 우리 교회를 깊이 들여다보고, 교회에 대해 말하고, 교회를 개혁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렸다. 그 가운데 우리 교회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난다. 그러나 교회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비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를 보듬고 새롭게 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관점들이 충돌하면서 끝없는 대화를 펼치며 교회의 문제와 대안에 관한 진지한 고민과 고통스런 성찰이 흥미로운 스토리 속에 녹아 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재미와 감동 또한 축복처럼 느낄 수 있다.
[줄거리]
정년을 4년 앞둔 김영수 목사는 마지막 안식년을 앞두고 자신의 목회생활을 돌아본다. 많은 업적을 쌓아왔지만 과연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온전한지 고민에 빠진다. 그러나 딱히 잘못된 점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김영수 목사는 출판사를 운영하는 느헤미야 형제를 만나게 된다.
느헤미야 형제는 현재 우리 교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하나씩 이야기한다.
첫째, 현재 우리 교회는 목회자 1인 체제로 운영되는 하나의 구조이자 조직일 뿐 그리스도의 생명을 품은 성도들의 모임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교회가 하나의 구조이며 조직임을 인정하고 교회 시스템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배 역시 크고 화려한 의식이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작고 낮은 성찬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교회 개혁은 목회자의 목회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동안 목회자들은 오로지 목회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함으로써 목회를 그리스도의 것이 아닌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리스도와 십자가를 자랑하는 교회가 아니라 목회자의 성공 이력을 자랑하는 교회가 된 것이다.
느헤미야 형제는 교회의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대형교회를 작은 지역 교회로 나누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형교회는 현재 성전 규모에 맞게 성도 수를 줄이고, 성도들을 선교사로서 지역 교회와 지역 사회에 파송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하고 힘없는 지역 교회들을 견실하게 세우고, 그 교회들의 연합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회가 작고 낮아질 때 성도들은 서로 깊이 교제할 수 있고, 성전 건축이나 기타 교회 운영에 정신적, 물질적, 육체적으로 희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교회들이 교회를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도들을 교육하고 훈련하고, 각종 행사를 통해 성도들을 즐겁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러한 노력들은 영적인 쇠약만 가져왔을 뿐 진짜 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드는 일에는 실패했다. 교회 성장을 위해 노력 봉사하느라 바빠서 성도들은 정작 말씀 안에서 안식하지 못했으며, 삶의 현장에서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일에 열정을 갖지 못했고, 그 결과 교회에는 충성했으나 진정한 영성을 갖지는 못하게 되었다.
느헤미야 형제와 교회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눈 뒤 김영수 목사의 삶과 목회는 완전히 달라진다. 김영수 목사는 안식년을 시작으로 섬기던 교회를 사직하고 브라질로 선교를 떠난다. 안식년 후 선교지에서 돌아오면 작은 시골 마을에서 3년 동안 섬기고 은퇴하겠다고 결심한다. 대형교회 원로목사라는 타이틀을 비롯한 경제적인 이익이나 명예 따위를 다 버리겠다고 맹세한다.
김영수 목사는 자신의 생각을 둘째 아들인 김이레 목사에게 전하고 함께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다. 김이레 목사 역시 고민 끝에 아버지의 뜻을 따라 섬기던 큰 교회를 사직하고 작고 낮은 교회를 새롭게 섬길 것을 각오한다. 김영수 목사의 첫째 아들 김요셉 형제는 세상의 부를 좇았으나 결국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업을 정리하고, 아버지를 따라 브라질로 가서 선교를 통해 새 인생을 시작한다. 김영수 목사는 니콰라과에서 선교하던 중 갱단의 총에 맞아 순교한다.
느헤미야 형제는 김영수 목사의 부탁으로 김영수 목사가 선교를 떠난 안식년 기간 동안 김영수 목사가 섬기던 대형교회의 개혁을 맡는다. 느헤미야 형제는 자신을 형제로 부르기를 원했고, 일절 사례비를 받지 않는다. 새 시대의 목회자 상 가운데 하나는 평일에 일하고 주일에는 교회를 섬기는 일반 성도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느헤미야 형제는 목회자들에게 성결의 삶을 요청하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 중이던 새 성전 건축을 보류하고 예산을 이웃을 돕는 데 쓸 수 있도록 계획을 바꾼다. 또한 목회자와 평신도들을 작은 지역 교회와 지역 사회에 선교사로 파송한다. 김이레 목사와 젊은 목회자들은 개 교회뿐만 아니라 총회를 개혁하는 데 앞장선다. 느헤미야 형제는 여러 사람들과 만나서 진짜 교회는 어떠해야 할 것인지 대화하고 설득하고 독려한다.
느헤미야 형제는 개혁의 불씨를 지핀 후 1년 동안 맡았던 교회를 떠난다. 교회는 이름도 빛도 없이 시골에서 고아와 자폐아 등을 돌보아왔던 목회자를 담임목회자로 추대하며 십자가와 복음에 충실한 교회로 전진해 나간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단순히 기념하는 책이 아니라 새로운 종교개혁을 요청하는 책이다. <진짜 교회>는 ‘제3의 종교개혁’이 필요하며 그것은 개인의 영성의 갱신이 아닌 교회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원래 교회란 성도들의 모임이라는 뜻으로서 사람들의 모임에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제자들을 불러 모이게 하신 데서 시작하였다. 또한 교회란 성령을 체험한 제자들이 다른 성도들과 함께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영광을 돌리며 식탁을 함께하면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깊이 상고할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살고 그것을 이웃에게 전하는 데 의의가 있었다. 초대교회는 건물이 없었다. 그저 성도들의 집이나 일터나 심지어 무덤에서 모일 뿐이었다. 모임 그 자체가 교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부터 여러 지역에 웅장한 교회 건물이 들어서고, 거기에서 화려한 예식이 올려지는 바람에 교회가 예식하는 장소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1517년 루터가 진정한 믿음의 갱신을 주장하며 종교개혁을 이뤘지만 교회가 일정한 건물이며 예배하는 장소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또한 종교개혁이 만인사제직을 주장했지만 설교와 가르침은 목회자의 몫이었고, 동시에 교회 운영의 전권은 목회자에게 있었다. 가톨릭은 예전부터 잘 짜인 조직체로 구성되었지만 개신교회는 성도들의 자유와 모임에 의미를 두고 발전했다. 그러나 현대 우리 교회는 목회자의 방침에 따라 운영되는 조직체가 되고 말았다. 오늘날 교회는 건물과 운영체제를 지닌 하나의 구조물이 되고 만 것이다. 그 사이에 성도들은 성전을 건축하고, 교회 운영체계를 유지 관리하는 데 헌금과 노동력을 제공하는 무임금 노동자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진짜 교회>는 이렇게 말한다.
“2017년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이제부터는 교회의 구조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 믿음의 재발견이나 영성의 갱신만으로는 교회 공동체를 살릴 수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교회의 구조 자체가 변해야 한다.”
<진짜 교회>는 교회 개혁의 대상은 첫째로 목회자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교회 문제의 90%는 목회자의 문제다. 그러나 목회자가 교회 조직의 우두머리인 이상 개혁은 요원하다. 딱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목회자가 자기 자신의 문제를 깨우치고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는 길뿐이다. 그동안 교회는 문제 있는 목회자를 바꾸었다. 그러나 다음 목회자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뿐이었다. 문제는 목회자 개인이 아니다. 목회자가 혼자서 교회를 좌지우지하도록 만든 구조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목회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더 이상 목회자는 교회의 운영자, 관리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CEO 목회자를 선호해서는 안 된다. 목회자는 영적인 꼴을 먹이는 사람이다. 목회자는 초대교회처럼 말씀과 기도에 전념해야 한다. 그 본분에 충실하도록 교회 운영은 장로나 집사들에게 맡겨야 한다. 더 바람직한 형태는 교회를 운영할 필요가 없는, 그 자체로 성도들의 모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교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형교회와 같은 거대한 피라미드형 구조와 조직을 가져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대형교회는 흩어져 작은 지역교회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예배와 삶에서 성도들의 진정한 교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대형교회의 거대한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성도들의 예배와 삶이 결코 분리되지 않는 모임이 되려면 교회가 작고 낮아야 한다.
<진짜 교회>의 주인공 김영수 목사는 진정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목회를 고민하던 중 느헤미야 형제를 만나 목회자들이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서가 아니라 스스로 머리가 되어 교회를 지배하고, 왕 노릇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목회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하나님의 말씀인 것처럼 성도들의 위에 군림하면서 자신의 목회를 펼쳤던 것이다. 목사를 성도 중 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한 존재로 여기면서 목사의 말에 권위를 부여해 성도들이 순종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것으로 여기게 하였다. 이런 식의 교회 운영이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생명을 빼앗고, 교회를 화석화된 조직체로 만든 것이다. 김영수 목사는 느헤미야 형제를 만난 후 자신의 목회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답도 얻게 된다.
이 책은 느헤미야 형제와 다른 사람들과 대화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문제를 찾기 위해서도,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아프지만 교회의 진실을 서로 나누고 난 뒤 목회자들은 변화되기 시작한다. 목회자들은 교회에서 왕 노릇하던 우두머리 자리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교회의 구조를 개혁하기에 앞장선다. 그 중 하나가 대형교회가 작은 지역교회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 몇몇 목회자가 각성한다고 해서 교회 전체가 변화의 물결에 휩싸이는 것은 아니다. 저항도 있고, 물러서는 자도 있다. 결코 자신의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자도 있다. 심히 고민하며 떠나는 자도 있다. 변화의 필연성은 알지만 다른 사람을 앞장세우고 자신은 거기에 편승할 기회만을 엿보는 자도 있다. <진짜 교회>는 한 사람의 생각만을 강요하지 않는다. 현실 문제와 더불어 인간 내면의 욕망이 진짜 교회를 세우는 데 얼마나 방해가 되는지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느헤미야 형제는 그들과 대화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진짜 교회>는 다음 세대를 경건한 자녀들로서 성장시키고 그리스도의 신부로 중매하는 일에 열정을 쏟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20대 이하 젊은이 중 기독교인은 3~5%밖에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 교회는 현실적으로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무리한 건축으로 은행 빚을 갚지 못해 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다음 세대가 그리스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진짜 교회는 다음 세대를 진단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방법을 모색한다.
<진짜 교회>는 교회가 성도의 교제와 이웃 사랑 없이 세상에 존립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주장한다. 교회는 성도들의 모임이므로 그 자체로 거룩한 예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성도들의 모임 자체가 그리스도의 몸이며, 그 몸을 나누는 것이며, 세상의 빵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서의 성도의 교제가 이웃 사랑으로 흘러넘칠 때 교회가 교회가 되고 성도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출판사가 독자 여러분께│ 이 책을 읽는 그리스도인 독자들은 현재 우리 교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인식하게 될 것이며, 아울러 대안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여러분이 섬기고 있는 교회가 어떻게 새롭게 변화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목회자라면 더 이상 성전 건축이나 목회 성공을 좇지 않고, 진짜 그리스도가 원하시는 목회 사역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와 대안이 이 책에서 제시한 것보다 더 많고 복잡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이 책을 통해 제기된 문제만이라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개혁한다면 우리 교회는 부흥의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이 그동안 교회 조직과 운영에 헌신 봉사한 성도들을 쉼과 안식으로 초대하기를 빕니다. 주 안에서 평강을 누리며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풍요로운 마음을 얻기를 기대합니다.
목차
머리말
1장 교회, 무너지다
2장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롭고 예스런 교회가 있다
3장 교회의 현실을 ‘다시’ 보다
4장 무엇이 회개인가
5장 회개의 열매를 위하여
6장 더 ‘깊이’ 교회를 보다
7장 교회와 성도와 세상 앞에 용서를 빌다
8장 교회를 말하다
9장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로 그리고 경건한 다음 세대로
10장 무너지는 교회를 섬기다
11장 다시 개척하는 목사들
12장 성도들과 함께 교회를 바꾸다
13장 발 앞의 올무들
14장 교회, 연합을 위하여
15장 선교
16장 쉼, 위로와 평강을 나누다
17장 순교
18장 다음 세대를 위하여
19장 물러나다, 새로운 사람이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