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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읽기, 사도행전 이해의 섬세한 동반자
성서학자의 엄밀한 주석 작업과, 교회의 필요와 신앙적 유익을 위하는 목회자의 마음이 담긴 책. 저자 조재천 교수는 사도행전 전체를 51개의 소단락으로 나누어 매 소단락마다 “개요-주해-신학과 적용”이라는 구조로 서술해 나간다. “개요” 섹션에서는 사도행전 서사의 흐름에 주목하고, 소단락 자체의 내부적 구조(개요)를 덧붙인다. “주해” 섹션에서는 본문을 차근차근 해설하면서 중요한 난점들까지 간명하게 풀어낸다. “신학과 적용” 섹션에서는 나무보다 숲을 보는 관점에서 지금 우리 각자와 한국 교회에 적용될 만한 포인트를 짚어 줌으로써, 사도행전의 여정과 증언과 성취가 오늘 우리의 삶에 펼쳐지도록 돕는다.
[출판사 리뷰]
사도행전의 여정과 증언과 성취가 오늘 우리의 삶에 펼쳐지다!
‘그리스도인을 위한 통독 주석 시리즈’의 『히브리서』를 통해 목회자는 물론 일반 성도들에게까지 큰 호평을 받았던 조재천 교수였지만,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사도행전이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사도행전 25-26장에 기록된 바울과 아그립바왕의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의 다중 정체성을 규명하는 연구). 조재천 교수는 그렇게 사도행전의 세계에 발을 담갔고, 당시 28장 전체의 다양한 역사적, 문학적, 신학적 문제들을 두루 살펴 탐구하는 작업은 장래 과제로 남겨 두었다. 『사도행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그 작업의 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초대교회부터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독자에게 성경은 여전히 어려움을 안기는 책으로 남아 있다. 성경 이해의 어려움은 복합적이고 다층적이다. 성경의 원본이 소실되고 없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된 원문을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 문맥을 따라 복잡하게 연결된 생각의 흐름을 놓치기 때문에 느끼는 어려움, 고대 그리스 사회의 문화적 배경과 신학적 전제들을 우리가 잘 알지 못해 생기는 어려움 등이 그것이다. 사도행전에도 곳곳에 이런 다양한 주석적 난점이 도사리고 있다. 조재천 교수는 이 책에서 사도행전 본문의 중요한 난점들을 되도록 빠짐없이 다루고 분석해서 간명하게 풀어내고 있다.
『사도행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성서학자의 엄밀한 주석 작업과, 교회의 필요와 신앙적 유익을 위하는 목회자의 마음이 담긴 책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비평적 주석이라기보다는 강해서(expository commentary)에 가깝다. 이 책은 개역개정판(1998)을 기본 본문으로 삼지만, 필요한 때마다 중요한 차이를 보이는 다른 역본들(새번역, 공동번역, 새한글성경, 그리고 영역본들)을 대조한다. 또한 구약성경이 인용된 구절에서는 개역개정의 구약 본문과 아울러 칠십인역 본문을 저자가 번역해 제공함으로써, 구약 인용에 나타난 사도행전 저자의 신학적 의도를 시각적으로 보여 준다.
책 전체에서 조재천 교수는 사도행전을 51개 소단락으로 나누어 매 소단락마다 “개요-주해-신학과 적용”이라는 구조로 서술해 나간다. 먼저 “개요” 섹션에서는 사도행전 서사의 흐름에 주목하고, 소단락 자체의 내부적 구조(개요)를 덧붙인다. 그런 다음 “주해” 섹션에서는 본문을 차근차근 해설하면서 중요한 난점들까지 간명하게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신학과 적용” 섹션에서는 나무보다 숲을 보는 관점에서 지금 우리 각자와 한국 교회에 적용될 만한 포인트를 짚어 준다.
이렇게 『사도행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사도행전의 여정과 증언과 성취가 단지 과거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오늘 우리의 삶에 펼쳐지는 이야기가 되도록 돕는다.
들어가는 말
사도행전 서론
1. 부활 예수로부터 받은 성령의 약속(1:1-11)
2. 제자 공동체를 재건하다(1:12-26)
3. 성령으로 채워지다(2:1-13)
4.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2:14-40)
5. 예루살렘 교회의 탄생(2:41-47)
6.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기적적 치유(3:1-10)
7. 솔로몬 주랑에서 행한 베드로의 설교(3:11-26)
8. 공회 앞에 선 베드로와 요한(4:1-22)
9. 한마음으로 드리는 기도와 공동생활(4:23-37)
10. 하나님을 속인 아나니아와 삽비라(5:1-16)
11. 사도들에게 닥친 두 번째 박해(5:17-42)
12. 일곱 일꾼을 세우다(6:1-7)
13. 공회 앞에 선 스데반(6:8-15)
14. 스데반의 설교(7:1-53)
15. 스데반의 순교와 박해를 맞은 교회(7:54-8:3)
16. 사마리아를 복음화하다(8:4-25)
17. 에디오피아 사람을 전도하다(8:26-40)
18. 사울의 회심-소명 사건(9:1-19a)
19. 전도자 사울의 활약(9:19b-31)
20. 유다에서 벌인 베드로의 사역(9:32-43)
21. 고넬료와 베드로의 이중환상(10:1-23a)
22. 고넬료에게 행한 베드로의 복음 설교(10:23b-48)
23. 고넬료 사건에 대해 해명하다(11:1-18)
24. 안디옥 교회의 성립과 발전(11:19-30)
25. 베드로의 기적적인 탈옥 사건(12:1-25)
26. 바나바와 사울의 전도 활동이 시작되다(13:1-12)
27. 비시디아 안디옥에서의 설교(13:13-52)
28.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에서의 전도 활동(14:1-28)
29. 예루살렘 사도회의(15:1-21)
30. 사도회의의 결과와 새로운 시작(15:22-41)
31. 루스드라에서 드로아까지(16:1-10)
32. 빌립보에서의 전도 활동(16:11-40)
33. 데살로니가와 베뢰아에서의 전도 활동(17:1-15)
34. 아덴에서의 전도 활동(17:16-34)
35. 고린도에서의 전도 활동(18:1-17)
36. 3차 전도여행의 시작(18:18-28)
37. 에베소에서의 전도 활동(19:1-41)
38. 예루살렘 귀환 여정(20:1-16)
39. 바울의 밀레도 설교(20:17-38)
40. 예루살렘으로의 여정(21:1-16)
41. 예루살렘 도착과 성전에서의 소요 사태(21:17-40)
42. 바울이 성전 군중 앞에서 행한 설교(22:1-29)
43. 공회 앞 바울의 증언과 공회의 분쟁(22:30-23:11)
44. 암살 위협을 피해 가이사랴로 호송된 바울(23:12-35)
45. 바울이 벨릭스 법정에서 변증하다(24:1-27)
46. 바울이 베스도 법정에서 변증하다(25:1-12)
47. 바울이 아그립바왕 앞에서 심문받다(25:13-27)
48. 바울이 아그립바왕 앞에서 변증하다(26:1-32)
49. 로마를 향한 항해(27:1-44)
50. 바울의 멜리데 전도 활동(28:1-16)
51. 바울의 로마 전도 활동(28:17-31)
주제어 색인
종교개혁자들이 주창한 ‘성경의 자명성’(claritas scripturae) 원리에도 불구하고, 초대교회부터 종교개혁 이후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독자에게 성경은 여전히 어려운 책으로 남아 있다. 성경 독해의 어려움은 복합적이고 다층적이다. 성경 원본이 소실되고 없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된 원문을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 문맥을 따라 복잡하게 연결된 생각의 흐름을 놓치기 때문에 느끼는 어려움, 고대 그리스 사회의 문화적 배경과 신학적 전제들을 우리가 잘 알지 못해 생기는 어려움 등이 그것이다. 사도행전에도 곳곳에 이런 다양한 주석적 난점이 도사리고 있다. 나는 이 주석에서 사도행전 본문의 중요한 난점들을 되도록 빠짐없이 다루고 분석해서 간명하게 풀어내려 했다.
_들어가는 말 중에서
사도행전은 두 단어, ‘사도’와 ‘행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행전’(行傳)은 그리스어 ‘행동들’(acts)의 우리말 번역이다. 1세기 이전 고대 그리스 문화에 이미 ‘행전’이라는 장르가 있었다(“장르” 참조). 예를 들어, 『알렉산더의 행전』이나 『폼페이우스 행전』처럼 유명한 역사적 혹은 신화적 인물의 영웅적 행위를 기록한 글 을 ‘행전’이라고 불렀다. 오늘날로 치면 일종의 전기 또는 일대기인 셈이다. 하지만 “사도행전”이라는 제목은 이 책의 내용에 딱 들어맞지 않는다. 사도행전에는 ‘행동들’(acts)뿐 아니라 말들, 즉 사도들이 행한 연설들(speeches)이 나온다. 그리고 그 분량이 상당하다(“문예적 성격” 참조). 연설 중 대다수가 전도 설교 혹은 선교 설교로, 책 전체의 주제와 신학을 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엄밀히 말해서 사도행전은 ‘사도들의 행적과 말씀들’이라고 불려야 한다.
_사도행전 서론 중에서
예수께서 하늘로 들리신 후 사도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열한 명과 여자들, 예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다락방에 모여 기도했다. 그들은 부활의 목격자였고(고전 15:6, “오백여 형제”), 증인이 될 사람들이었다. 누가는 그들이 누구였는지, 몇 명쯤이었는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기록함으로써, 교회가 얼렁뚱땅 우연히 시작된 것이 아님을 밝힌다. 유다를 제외한, 예수께서 따로 불러 세우신 열둘이 모두 거기 있었다. 120명 중 다수가 오래 예수를 따랐고 알아 왔던 이들이다. 신앙은 사랑처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강렬한 체험을 했더라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습관과 경향성이 몸에 배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양으로 질을 대신할 수 없다. 오랜 시간 교회에 다닌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신앙이 깊어지지는 않는다. 의심과 배신의 언저리까지 미끄러지는 위기의 순간도, 절망과 허무의 순간도 다가온다. 그 와중에 불가항력적인 하나님의 은총의 빛을 경험함으로써 신자는 기도의 자리로 돌아온다.
_제자 공동체를 재건하다(1:12-26) 중에서
요엘의 예언에 담긴 묵시적이고 종말론적 모티프들을 주의 깊게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첫 부분의 ‘말세에’는 요엘서의 ‘그 후에’와 상응한다. 요엘에게도 그것은 마지막 때를 의미했다. 베드로와 그의 청중이 살고 있던 그날, 주후 30년대 초 어느 해 오순절에 ‘말세’가 동터 오기 시작했다. 그날로부터 하나님의 능력과 영광이 나타나고 점차 완성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예언과 환상, 꿈은 하나님의 영이 활동하시는 증거며 말세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종말 신앙을 지니면 현 시대의 정치와 경제, 문화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총체적 환멸을 느끼고 염세적이고 현실 도피적으로 살아가야 할까? 아니면 궁극적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참여하고, 소통하고, 변화시키는 역동적 시민이 되어야 할까? 사도행전에 그려진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후자의 길을 갔다.
_베드로의 오순절 설교(2:14-40) 중에서
사도들은 일곱에게 ‘구제’ 혹은 ‘접대’하는 일을 맡기고, 자신들은 기도와 말씀의 ‘사역’에 전념하겠다고 한다(4절). 비록 개역개정이 다른 말로 번역했지만, 실상 이 번역들에 대응하는 그리스어 단어는 하나다(diakonia). 식탁에서 섬기는 일이든 말씀을 가르치는 일이든 둘 다 봉사고 사역이다. 둘 다 교회 공동체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이다. 여기에서는 물론 사도행전 어디에서도 일곱 사람을 ‘집사’(영어 deacon의 어원인 diakonoi)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_일곱 일꾼을 세우다(6:1-7) 중에서
마술사 시몬은 사도들이 이제껏 만나 보지 못한 독특한 인물이었다. 한편으로 그의 회심은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의 능력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되었을 것이다. 시몬이 “믿고 세례를 받은 후 전심으로 빌립을 따라다”녔다면(8:13) 분명 이전의 죄악을 회개하고 더 이상 마술을 행하지 않기로 작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베드로와 요한의 안수를 통해 성령이 내리는 것을 본 그의 반응은 직업 종교인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준다. 설사 시몬의 태도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해도, 그 ‘마음이 바르지 않다’는 베드로의 진단은 정확하다. 아나니아와 삽비라처럼 시몬도 돈과 인정에 대한 욕망에 걸려 넘어질 뻔 했다. 시몬이 후에 영지주의 이단의 태두가 되었다는 교부들의 전승이 있지만, 결국 이단은 교리상 오류와 함께 생활, 특히 돈과 명예에 대한 욕심에 기생하는 곰팡이 같은 것이다. 정통 교리만큼(ortho-dox),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통 실천이다(ortho-praxy).
_사마리아를 복음화하다(8:4-25) 중에서
베드로는 이제 막 태어난 제자 공동체의 핵심 요소를 성령의 역동적 이끄심으로 본다. 할례받지 않은 자들에게 구원의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성령을 내리시는 분은 하나님이다. 무엇보다 유대인 제자들에게 내린 것과 똑같은 성령의 선물을 그들에게도 주셨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할례받지 않은 자를 할례받지 않은 바로 그 상태로 정결하다고 판정하신 것이다. 전에는 할례받은 사람들끼리만 형제자매로 여겼다. 이제는 같은 한 성령이 그 위에 임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형제자매가 된다. 베드로는 예루살렘의 형제자매들이 함께 떡을 떼었듯이 가이사랴의 형제자매들과 교제했고 함께 식사했다. 이처럼 사안을 바라보는 각도를 바꾸고, 판단의 기준을 되물음으로써, ‘불법’은 더 이상 불법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베드로 스스로 발상을 전환한 게 아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하셨다. 베드로는 하나님이 제시하신 새로운 기준, 새로운 법에 따라 고넬료를 형제로 맞아들였다.
_고넬료 사건에 대해 해명하다(11:1-18) 중에서
야고보가 사도회의의 결말을 이끌어 내는 모습에서도 그의 독특한 리더십과 문제 해결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중재안에는 신학적 원칙과 현실적 고려가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다. 그가 바울과 바나바의 견해나 그에 맞서는 바리새파 형제들의 견해를 언급하지 않고 베드로의 발언을 언급한 것은 현명했다. 그는 지금 어느 한 쪽을 편드는 게 아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통해 그분의 뜻을 살피고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 한다. 교회의 평화와 일치는 기본이다. 아무리 옳은 길이라도 분열과 싸움을 대가로 선택해도 좋을 만큼 옳지는 않다. 지금 우리 기준에서 보면 야고보의 제안은 타협처럼 보일지 모른다. 네 가지 금령은 이스라엘 백성의 ‘거룩함’을 규정한 성결법전에서 유래했다. 성결법전의 ‘게르’(ger)처럼 야고보에게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이웃이자 형제로 여겨진 것 같다. 할례를 사실상 폐지하면서 일부 음식법(코셔)을 남겨 둔 데는 야고보와 초기 기독교 지도자들의 현실적 고민이 작용했을지 모른다. 21절에 서술된 것처럼, 이방인 지역에서도 회당에서 모세의 글이 안식일마다 읽혀지는 만큼,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은 물론 기존에 하나님 경외자로서 회당 예배에 참여해 온 형제들이나 새로 믿고 공동체와 함께 회당 예배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이 네 가지 금령은 최소한 과도기적인 조치로서 필요했을 것이다. 신앙 공동체는 옳고 그름만이 지배하는 곳이 아니라 사랑과 용납, 긍휼과 격려가 함께 작동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_예루살렘 사도회의(15:1-21) 중에서
교회에는 각양각색의 사회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인다. 루디아와 귀신들렸던 소녀가 한 자리에서 예배하는 광경은 오늘날 교회의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회는 처음부터 그런 곳이었고 그런 곳이어야 한다. 모든 면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 그래서 교회에서가 아니면 만나 대화할 일도, 손잡고 기도할 일도 없었을 사람들이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맞아들이고 대우하는 곳이다. 우리를 ‘하나’로 묶는 유일한 끈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다. 아무리 재력이 있고 고상하게 살아가던 루디아라도, 하나님의 말씀이 없었다면 그 인생은 본질적으로 점치는 귀신들린 여종과 다르지 않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은혜로 찾게 된 구원의 길에서 우리는 모두 동무다.
_빌립보에서의 전도 활동(16:11-40) 중에서
바울은 안디옥을 떠나 갈라디아와 브루기아 땅을 다니며 모든 제자를 굳게 했다. 이 지역은 이미 두 차례 전도여행 중에 활동했던 곳이다. 이 지점에서(24절) 갑자기 바울 이야기가 멈춘다. 새로운 주인공 아볼로가 등장한 것이다. 그는 기존에 습득한 성경과 예수에 관한 지식과 신앙을 에베소에서 열정적으로 설파했다. 마침 그 도시에 체류하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아볼로를 더 온전한 ‘하나님의 도’로 양육했다. 그 후 아볼로는 에베소 제자들의 추천을 받아 고린도로 갔고, 거기에서 신자들에게 많은 유익을 주었다. 결과적으로 아볼로의 등장과 활약은 바울과 분리된 것이 아니었다. 바울의 영향을 받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가 바울의 역할을 대신했고, 그들을 통해 성장한 아볼로가 고린도에서 온전한 사역을 하게 된 것이다. 되짚어 보면 아볼로도 바울을 통한 하나님의 3차 전도여행의 참여자였다. 우리의 사역에는 다른 이들과 함께하고 그들에게 영향을 주어 그들이 다른 사람을 돕게 하는 사역이 포함된다. 결국 ‘우리의’ 사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역이 이루어져야 한다.
_3차 전도여행의 시작(18:18-28) 중에서
바울은 조상의 하나님을 섬기고 율법과 예언자들의 글에 기록된 것을 다 믿었다. 또 많은 유대인과 함께 하나님을 향한 소망을 가지고 의인과 악인의 부활을 고대했다. 유대인이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 자신의 유대인 됨을 버릴 필요는 없었다. 마찬가지로 이방인이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 유대인이 될 필요도 없었다. 물론 유대인으로서 예수를 믿게 될 때, 유대교 전통이 구약성경에 대한 오랜 해석 역사를 통해 떠안게 된 많은 ‘인간적’ 요소들, 형식주의나 권위주의, 하나님 말씀의 자리까지 차지한 세세한 규범과 교리들을 비판적으로 개혁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유대교 신앙의 뼈대인 유일신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헌신, 성경 말씀에 대한 무한한 존중과 그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치열한 노력은 기독교인들이 얼마든 공감하고 수용하고 계승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정황에서 유대교 전통의 비판적 계승 자체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기독교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유대교적인’ 많은 껍데기들, 성경의 원리보다 ‘인간적’ 필요에 의해 생겨난 형식과 제도, 규범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_바울이 벨릭스 법정에서 변증하다(24:1-2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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