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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주의와 기독교

포스트세계화 시대 민중신학적 정치비평 살림정치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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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6)

동연출판사

2024년 04월 25일 출간

ISBN 9791198154514

품목정보 148*210mm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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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 문제를 다룬 신학적 논의를 ‘정치신학’이라고 부른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두 왕국론’으로부터 나치의 정치신학, 나치청산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정치신학을 논점화한 프리드리히 마르크바르트, 위르겐 몰트만 등의 ‘아우슈비츠 이후의 신학’ 등, 정치참여의 다양한 결이 신학화되었다.

한국개신교에서는 이승만, 한경직 등의 기독교국가론이 대표적 정치신학인데, 여기서 핵심은 반공주의에 있다. 특히 이승만의 반공주의 기독교국가론은 극우주의와 링크되어 있다. 최근 한국의 극우파가 맹렬히 소환하고 있는 ‘48년체제’ 담론은 이승만적 기독교국가론과 겹치는 극우주의 국가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책은 이런 극우주이적 기독교국가론에 대비되는 민중신학적 정치신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자의 정치를 안보정치라고 한다면, 민중신학의 정치는 ‘살림정치’이다. 이것은 민중신학자 안병무의 말기 사상을 대표하는 ‘살림’ 개념을 정치신학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극우주의’는 최근 한국사회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의 하나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너무나 강력한 선거 구도를 형성했는데, 여기에는 극우적 정권이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후퇴시켜버렸다는 시민사회적 비판이 깊게 깔려 있다.


비록 이번 선거에서 전광훈은 유의미한 변수가 아니지만, 그가 최근 한국의 ‘올드라이트’ 현상이 발기하게 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전광훈을 논하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이 책의 저자는 왜 전광훈이라는 개신교계의 비주류 인사가 한국의 극우주의를 상징하게 되었는지의 문제에 주목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격랑 속으로 급격하게 휩쓸려 들어갔다. 이때 세계화의 중심 세력이 이 시기 급성장한 한국의 대형교회들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당연히 개신교의 주류는 이들 신흥 대형교회들이 되었다. 여기서 실패한 교회와 개신교도들 사이에서 극우주의가 빠르게 자랐다. 개신교가 극우주의와 친화적인 담론과 전통이 견고하게 자리 잡은 종교인 데다, 남다른 조직력과 행위구성력이라는 ‘밈’을 가진 종교였기에 극우주의의 토양으로 다른 어느 사회적 단위보다 적합했다. 거기에 전광훈 같은, 매우 선동적인 조직 운동가들이 개신교에는 무수히 많다.


한편 한국은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신자유주의적인 ‘광속사회’로 빠르게 전환되어 갔다. 개신교 주류는 이런 변화의 승자들이었고 가장 중요한 추동자에 속했다. 한데 광속사회의 질주에 적응하지 못해서 병들어 가고 있던 청년들 사이에서 뉴라이트 현상의 하나인 ‘온라인 극우’가 자라고 있었다. 일부는 교회 밖에서, 또 일부는 교회 안에서 극우주의적 혐오에 빠져든 채 위험스럽게 괴물로 성장해갔다.


감찰(inspection)이라는 강압적 통치수단에만 의지하던 윤석열 정부는 빠르게 극우주의적 이념의 옷을 덧입으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그리 순조롭지 못했다. 아니 무수한 시행착오로 점철되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뒤의 선거가 바로 2024년 4ㆍ10총선이다. 극우주의적 정치의 퇴행성이 국민의 준엄한 심판대 위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해서 이 발제는 이런 정치의 퇴행성에 대해 비판적인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를 논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


여기서 안병무의 말기 사유의 한 특징을 담은 ‘살림’이라는 용어가 주목된다. ‘죽임’의 대립항으로서 ‘살림’을 말한다. 안병무는 이 단어에 ‘문화’라는 말을 연결해서 쓰곤 했다. 즉 ‘죽임의 문화’에 대립하는 ‘살림의 문화’를 말한다. 이것은 홀로 살아남는 것이 아닌, 더불어 살기라는 함의를 내포한다. 그리고 그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민중’이 죽임의 문화의 희생양을 표상하는 존재라는 점이다. 저자는 안병무의 ‘살림’을 민중신학적 정치신학의 키워드로 재해석해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에 관한 신학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편의 글은 모두 약간 학술적이지만 전문적이진 않은 에세이들이다. 각 글마다 학문적 논점을 나름의 방식으로 재정리하고 다른 이론적 혹은 정세적 요소와 연결시킨 것들이다. 이 연결에는 저자의 비평적 상상력이 크게 관여되었다. 대부분 기존의 학문적 논의들이 다루지 않았던 것들이기에 상상력이 필요했다.


제1장은 ‘한반도 평화와 신학 포럼’의 연례심포지엄 발제글이다. 2019년에 출범한 이 모임은 5년 단위로 매월 포럼을 열고 매년 연례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그리고 5년 동안 발표된 글을 선별해서 책으로 펴냈다.(『전쟁 넘어 평화, 탈냉전의 신학적 인문학』) 책의 제목에서 시사되듯, 첫 번째 5년간의 연구주제는 ‘한반도 탈냉전과 평화신학’이었다. 해서 연례 심포지엄 날짜도 종전기념일인 7월 27일에 개최되었다. 이 발제글은 이 모임의 4년차 심포지엄인 2022년 7월 27일에 발표되었다. 그때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때였다. 그리고 이는 포스트세계화의 논의가 좀 더 강력한 논점으로 부각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 무렵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포스트세계화의 경로를 ‘신냉전’으로 규정하려는 듯했다. 한국과 일본의 극우정권은 이 냉전의 대열에 미국보다도 서둘러 진입하려 했다. 이때 윤석열 정부의 극우적 국제정치가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그 몇 년 전, 문재인 정부는 탈냉전의 경로로 포스트세계화를 디자인하려 했다. 1장은 이 두 포스트세계화 모색에 대해 비판하고 민중신학적 포스트세계화 기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살림’이라는 키워드가 그 논점의 중심에 있다.


제2장은 2023년 4월 17일, 한국민중신학회가 주관한 포럼의 발제글이다. 이 포럼은 긴급하게 구성한 것인데, 그 무렵 윤석열 정부가 진보적 개신교 운동가 몇을 국가보안법으로 기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에 대한 민중신학적 점검을 시도해보자는 취지로 구성된 것이었다.


저자는 여기에서 동아시아 안보동맹에 관한 일본 극우파들의 서사가 한국의 극우파들에 의해 번안되어 활용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렇게 번안된 한국의 극우파들의 안보동맹 프로그램이 윤석열 정부의 국제정치에 유사하게 적용되고 있었다. 그것은 1947년의 애치슨라인(Achesonline)을 우리 시대로 소환한 ‘신애치슨라인’ 담론이라는 위기론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는 한ㆍ미ㆍ일 삼각안보동맹론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극우주의적 국제정치를 국내정치적 차원에서 작동시키는 장치가 바로 국가보안법이다. 그것은 일제강점기 때 발명된 것인데, 이승만 정부가 극우주의적 안보정치의 도구로 재활용하였고, 윤석열 정부도 이승만의 안보정치를 현재로 소환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재활성화하고 있었다.


한데 그것은 의도하지 않게 자기 자신을 내파하게 만드는, 일종의 자기 해체적인, 자폭장치일 수 있다. 기소와 수사를 독점함으로써 감찰정부를 구축했던 윤석열 정부에게서 국가보안법은 자신들의 유일한 권력의 근거인 법의 독점적 권위를 무력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이승만의 ‘48년체제’와 그 체제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법률적 장치인 국가보안법을 오늘의 시대로 호출해 안보정치를 실현하고 싶었던 윤석열 정부는 바로 그 국가보안법이 내포하는 자폭적 속성으로 정권 자체가 해체될 위험에 처할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제3장은 2023년 11월 5~7일에 열린 제주평화신학포럼의 발제글이다. 이 글은 제주4ㆍ3사건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이승만은 트루먼의 반공주의적 냉전체제 기획을 활용해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수립하고 그 정부의 절대권력자가 된 인물이다. 이승만의 이러한 권력욕의 구현 과정은 ‘48년체제’의 구축 과정과 병행한다. 그리고 이러한 극우주의적인 폭력적 체제의 출발점에 제주4ㆍ3사건이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48년체제’를 소환해 한국사회를 극우주의적 통치성의 사회로 재구축하고자 했다. 하여 이 발제글은 윤 정부의 극우주의적 기획을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민중신학적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


총선은 사실 정치공학으로 점철된 정치의 시간이다. 하지만 선거 직후인 우리는 이제 공학이 아니라 인문학으로서 정치를 논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 어떤 정치가 구현되어야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는지를 상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인문학으로서 정치는 신학으로서 정치, 곧 ‘정치신학’을 말한다. 하여 이 책은 민중신학적 정치신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그것을 ‘살림정치’라고 부른다. 특히 이 책에서는 극우주의에 집중했으니, 여기서 살림정치는 극우주의적인 안보정치의 대립물로 제안되는 논점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 논하는 것에서 드러나듯, 살림정치는 세계화와 링크된 평화 담론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논점이다.


목차


머리글


01_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민중신학의 평화 담론

모스크바와 맥도널드, 그리고 세계화의 시작과 종말의 징후

‘세계화의 종말=신냉전의 출현’이라는 해석

‘세계화의 종말=전략적 냉전’이라는 해석

문재인 정부의 해석: 세계화의 확장과 동아시아ㆍ한반도 탈냉전

민중신학의 해석: 포스트세계화의 기획으로서 ‘살림’


02_ 포스트세계화 시대, 안보정치와 살림정치

신애치슨라인?

국제정치적 실효성

어쩌면 페이크 전술? 혹은 S&C 전술?

미국, 이도 저도 아닌 포스트세계화?

한국, 안보정치

민중신학, 살림정치


03_ ‘48년체제’를 소환하다: ‘4ㆍ3기억’의 반기억

‘48년체제’의 초석적 사건

파시즘적 체제

국제정치

‘어게인 1948’

포퓰리즘 정치

파시즘의 전사들, 서청 특수부대와 아조프부대ㆍ

21세기에 부활한 그들의 후예들, 네오파시즘 체제를 꿈꾸다

성공하지 못할 기획, 그러나 남은 위험들ㆍ


04_ 극우주의 시대, 살림정치의 가능성: 2024년 4ㆍ10총선 국면에 즈음해서

기억전쟁

조용한 개신교

정치로서의 선교, 선교로서의 정치


본문 펼쳐보기


과거 냉전 시대에는 이념의 장벽이 윤리적 보편성을 지닌다는 포괄적 합의가 우세한 논리로 작동했다. 그런 논리에 적극적인 세력이 각국의 정부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한데 2022년 미국 바이든 정부가 주도한 가치동맹의 윤리는 그런 합의가 부재하다. 앞으로 그렇게 될지 아닐지 가늠할 수 없다. 다만 현재의 관점에서 그것은 냉전의 재구축이라는 의미의 ‘신냉전’이라기보다는 ‘전략적 냉전’에 가깝다. 냉전에 대한 윤리적 동의보다는 미국의 적극적 경계짓기의 압박에 대한 전략적 동의에 기반을 둔 냉전인 것이다.

/ 26쪽


오늘의 민중신학이 직면한 현실은 바로 여기다. 귀속 공간을 박탈당한 존재들, 민중신학이 오클로스라고 부른 존재들은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자신이 겪는 고통을 스스로 말하지 못한 채 죽음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냉전의 장벽은 글로벌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기업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거대한 하나의 장벽으로 존재하지만, 오클로스들에게 냉전의 장벽은 무수한 ‘미시적 장벽들’로 구현된다. 자이니치(在日) 정치학자 강상중은 그것을 ‘내적 국경들’이라고 불렀다. 즉 포스트세계화의 공간 구석구석에 무수한 내적 국경들이 촘촘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해서 그 장벽을 넘지 못한 오클로스들은 장벽 주변에서 주검이 되고 있다.

/ 31~32쪽


이제까지 국가보안법을 적극 활용한 정부들은 안보정치의 도구로서 국가보안법을 활용했다. 한데 윤석열 정부에게서 법은 그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 알다시피 이 정권은 검찰정부를 추구하고 있다. 경제도, 정치도, 문화도, 군사ㆍ외교ㆍ교육도 검사가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 정부다. 해서 그들은 삼권분립의 민주주의적 원리도 무력화하면서까지 검찰정부를 구성하고자 한다. 그들 사이에는 법이, 사회의 모든 것을 작동시키는 ‘제1 원소’라고 믿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국가보안법의 사전규제 기능은 법의 예외성이 아니라 법 자체의 속성이라고 믿는다. 해서 그들에게서 법은 이미 해체의 상황에 직면했다.

/ 57쪽


국가보안법이 꿈꾸는 법 해체의 상상력은 무엇인가. 여기서는 명확하게 항구적인 것이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우리’와 ‘적’은 나뉘어 있어야 하고 결코 섞여서는 안 된다. 아니 필연적으로 그런 것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국가보안법의 인식론에서 말이다. 한데 어느새 섞이고 있다. ‘적’에게 감염된 내부의 오염된 존재들이 무수하다. 그들을 색출하고 처벌하는 법이 작동해야 한다. 대량살상을 통해서 오염지역 전체를 융단폭격하는 것은 아니지만 핀셋으로 조직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행위로 표출되지 않은 영역, 곧 마음의 영역까지 법의 검열이 가능해야 한다. 해서 법 해체가 불가피한 것이다.

/ 61쪽


하나 더, 특정한 소리를 언어화되지 못하게 하는 지배체제의 메커니즘에 대해 민중신학은 ‘죄의 체제’라는 문제설정을 통해 신학적 비평을 제기한 바 있다. ‘한의 자리는 감옥’이라고 말한 김지하의 문제제기를 서남동은 ‘한의 자리는 죄’라고 신학화했고 안병무는 죄를 ‘죄의 체제(regime of sin)’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그런 죄의 체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안병무의 말기 사유는 ‘살림’의 관점으로 리세팅한다. 즉 김지하나 서남동, 그리고 안병무, 나아가 대부분 후세대 민중신학자는 민중을 계급화된 인간의 질서에 국한해서 사유해왔는데, 그것을 보다 확장해서 살림과 죽임의 체제에 관한 논의로 사유를 확장할 것을 안병무 자신이 제안했다.

/ 71쪽


여기서 우리는 오늘의 ‘올드’와 ‘뉴’가 공유하는 주체성의 서사에 주목하게 된다. 양자 모두 ‘민주화’를 ‘종북’의 유사어로 간주했고, 반공을 다시 강력한 규율장치로 재활성화하려는 데 집중했다. 건국절 담론이 바로 그렇다. 여기에는 이승만을 ‘다시 귀환한 상징의 아버지’로 규정하는 관점이 덧붙여 있다. 즉 건국절과 국부 이승만 담론은 한국의 ‘뉴’와 ‘올드’를 결속시키는 핵심 키워드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오늘 한국의 우파는 한 목소리로 ‘어게인 48년체제’를 소리 높여 부르짖고 있다는 것이다.

/ 89쪽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는 열려 있고, 그 기회를 누리는 자기계발의 비법들에 관한 담론이다. 반대로 실패한 이들은 그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 탓에 실패한 것이라는 얘기가 부록으로 딸려 있다.

교회도 이런 신자유주의 열차에 올라탔다. 성공을 향해 달리는 것을 신앙이라고 포장했고, 실패는 신실하지 못한 신앙 탓이라고 지적하는 담론과 제도가 교회를 둘러싸고 있다.

이런 담론은 성공과 실패를 모두 개인의 문제로 환원시킨다. 그것은 실패자를 위한 사회적 보호에 게으른 국가들을 낳았다. 또 교회도 ‘작은 이들’을 위한 복음 활동에 게을러졌다.

/ 102쪽


하여 민중신학은 오늘의 세계 속에서 위기의 대중이 겪어내고 있는 고통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번안해내는 일을 게을리할 수 없다. 포퓰리즘적 파시스트들과 담론 투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파시스트적 혹은 종말론적 신종교 분파에 포섭되는 대중을 국가나 교회, 그리고 시민사회가 타자화하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 104쪽


〈건국전쟁〉은 일본의 극우파와 국제정치적 안목과 조율하면서 성장해온 한국의 극우 분파(old & new rights)의 담론적 생산물이었고, 이에 열렬히 호응하는 이들도 바로 그런 담론에 열광했던 대중이었다. 주로 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요 관객인 ‘50대 이상의 남성’이 그런 이들에 속한다. 한편 또 다른 극우 분파의 세대적 모집단이던 ‘20ㆍ30남성’은 이 영화에 그다지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극우주의적 세대민감성을 부추기는 데 있어 절반만의 성공을 거두었던 이 영화는 ‘87년체제’의 한계가 역력해진 2020년대로 ‘48년체제’를 소환하면서 ‘기억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 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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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6)
글쟁이로 살아온 지 30여 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글과 개인 저작을 남겼고, 집단 저작에 참여했다. 집단 저작 중에는 기획자로 참여해 만든 것도 많다. 일간지와 주간지 등에서 객원 칼럼리스트로 칼럼을 쓴 것도 모두 합하면 기간이 10년 정도 된다. 주요 저작으로 『반신학의 미소』 『시민K, 교회를 나가다』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 새로운 우파의 탄생』 『예수 역사학』 『리부팅 바울』 『급진적 자유주의자들: 요한복음』 등이 있다. 현재는 ‘역사의 예수’와 ‘역사의 바울’에 관한 책을 쓰고 있고, 간간이 차마 요청을 거절하지 못한 다른 글을 쓰고 있다. 목회자였던 적도 있다. 한백교회 담임 목회자로 10년 정도, 소위 목회를 했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를 만드는 데 참여했고, 연구실장으로 일한 기간도 10여 년 된다. 또 《당대비평》의 편집위원과 주간을 지냈고, 현재는 《가톨릭평론》의 편집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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