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벽수 아내가 말하는
나벽수
나벽수라는 이름의 출생연도는 요즘 유행하는 나꼼수보다 10년쯤 빠르다. ‘나벽수’는 남편이 2002년부터 쓰기 시작한 필명이다.
나벽수라는 이름을 적은 번역서가 있고, 고속열차에 비치되는 매거진 에 1년 여 ‘악마가 보내온 편지’를 연재하기도 했으니,
물증은 확실하다.
필명은 함께 지었다. 내 이름에서 한 글자 가져와 성을 삼고, 푸를 벽(碧)에 물 수(水)를 붙였다. 나벽수는 물을 좋아한다. 물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산다. 아무 맛도 없는 물처럼 살고 싶다는 말이 멋져 보였다. 필명에 그 뜻을 넣고, ‘푸른’이라는 꿈을 담았
다. 수배 전단에 실린 용의자 인상착의처럼 간단명료하게 팩트 몇 가지만 소개하면 나벽수는 이렇다. 백육십오가 안 되는 단신,
마주봤을 때 오른쪽 입술 위에 큰 점, 얼굴색은 비교적 까만 편, 얼핏 보면 아시아권에서 온 이주 노동자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인
상은 나쁘지 않아서 더러 ‘목사님 같다’는 평을 듣기도. 완벽한 서울 말투에 발음 매우 정확. 70-80년대식 철지난 유머 다수 구사.
대학에서 독문학을 공부했다고는 하나, 그걸 써먹은 기록은 전무하다. 다육이 돌보기, 밭농사, 사진 찍기, 나무로 소품 만들기 등
등 손으로 하는 작업은 뭐든 즐긴다. 지금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서 살며, 생계는 번역으로 해결하고 간간히 글을 쓴다. 서울
신설동에 있는 나들목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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