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고객

정훈영

정훈영

“처음에 이곳에 들어와서 무너져가는 우사牛舍를 개조하여 살집을 마련해놓고는 동네 주민들의 논과 밭으로 쫓아다녔습니다. 바쁜 일손을 거들고 젊은 사람이 필요한 일들을 나서서 열심히 도와드렸습니다.” 20여 년 전, 천안 근교 용암리 농촌 마을에 내려와 그렇 게 2년을 머슴처럼 살았다. 그이의 사람됨과 신실함 탓이었을까 3년째 되는 해, 마을 어른들은 마음을 열어주셨고 그이에게 논과 밭 을 내주었다. 그리고 소리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살림집 우사 한 켠을 개조하여 예배당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단비교회는 지금 이 마 을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보금자리가 되었다.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호미를 잡고 김을 매는 시간이야말로 하나님과 가장 깊이 만 나는 시간이라고 말하는 사람, 땅에 가장 가까이 머물고 있기에 오히려 하늘을 드러내는 사람, 욕심이 없기에 환히 웃을 수 있는 사 람, 연약한 이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사람, 자식들에게는 방황의 여지를 마련해 주는 사람, 하나의 마을이 된 사람, 그이는 그런 사람 이다. 마을의 대목수 노인을 스승 삼아 한 수 한 수 나무 고르는 법, 나무 다루는 법, 나무 다듬는 법을 배우면서 살림집으로 사용하 는 너와집을 지었고, 10년의 정성을 들여 주추를 놓는 일로부터 시작하여 대들보, 서까래, 흙벽, 기와, 마루, 문짝까지 직접 만들며 2층 한옥 예배당을 지었다. 소걸음으로 천 리 가듯 뚜벅뚜벅 자기만의 속도로 걸어 오늘의 자리에 당도한 그이의 예배당 건축은 그 의 존재를 드러내 보여주는 창문이기도 하다. 그이가 공들여 지은 한옥 예배당 앞에 서 있는 아름드리 은행나무처럼 여름이면 그늘 을 드리워주고, 가을이면 열매를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나무. 정훈영은 어느새 그 나무를 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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