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고객

최상현

최상현

답을 찾고 싶었을까, 질문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답을 찾고 싶었던 것일까. 내가 유년시절을 보낸 곳은 사랑과 엄격함이 공존하는 교회공동체였다. 신앙의 이름으로 요구받는 복종은 반항끼 많은 내가 감당 하기 어려울 정도로 버겁고 무거웠다. 그 짐이 싫어서 떠돌았다. 노숙자와 함께 자고, 노가다 현장에서 땀 흘리고, 고아원의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품에는 항상 작은 수 첩을 지니고 있었는데 내가 듣고 보고 생각한 모든 것을 빼곡하게 기록하곤 했다. 빈 백지 위에는 질문 없는 답을 찾아가는 여정 들이 그려졌다. 신학대학에 들어갔다. 수많은 질문과 답이 쏟아졌다. 토론과 말들이 오갔다. 그 답들은 누군가에게는 꼭 들어맞는 것이었고 누군가에는 좌절을 안겨주 었다. 모두를 만족시킬 답은 없었다. 교회 사역을 시작했다. 사람들은 질문하고 사역자들은 답을 내어놓지만 힘없이 흩어지는 말들이었다. 달동네에서 버림받도 외면당한 아이들을 만났다. 물 부족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난민들을 만났다. 어떤 꿈과 미래조차 허탈할 뿐인 노답 인생을 끌어안은 영혼들이었다. 그 공허한 눈동자 속에 낯익은 분이 계셨다.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장담하시던 그분은 아무 말도 없었다. 울고, 소리 지르고, 욕하고, 웃고 떠들고 계셨다. 노답 인생 곳에, 정답이신 그분이 깃들어 있었다. * 현재 덕은침례교회에서 청소년부를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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