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를 색다르게 해석한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원작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의 소설가. 환상문학을 쓰면서도 고
대에서 현대를 오가는 시공간 배경을 철저히 파헤쳐 묘사하는 것으로 이름이 높고, 〈뱀파이어 연대기 시리즈〉 〈메이페어 마녀
시리즈〉 등 30권이 넘는 그의 소설은 모두 합해 1억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1941년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나 가톨릭 신앙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히피 문화의 중심지였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청년 시절을 보냈다.
소설가로 자리 잡기 전의 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이야기꾼의 피를 물려준 어머니는 작가가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 알코올중독
으로 사망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시인과 결혼한 후, 여덟 살 난 딸을 백혈병으로 잃고 자신도 알코올중독에 빠지고 말았다.
데뷔작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딸을 잃은 슬픔에 알코올로 무너져가는 자신의 심신을 구원하기 위해 쓴 소설이다.
그 후 줄곧 주로 흡혈귀와 마녀의 세계를 천착하던 앤 라이스는 2003년 《피의 찬가》 이후 한동안 작품을 발표하지 않다가 2년 뒤〈주 그리스도 시리즈〉 1부인 《영 메시아》를 발표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더군다나 이제부터는 오로지 주님을 위해서만 글을 쓰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기까지 했다. 사실 라이스는 1998년 혼수상태에 빠져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긴 후, 열여덟 살 이후 떠났던 그리스도의 품으로 돌아갔고, 그때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다룬 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자료조사와 스토리 구상을 시작했다. 그간 환상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왔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던 작가가 이제 인간 예수의 고뇌와 삶을 추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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