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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계보학

창조 자유 그리고 악에 대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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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벨린저

이상보 역자

카리스아카데미

2022년 11월 01일 출간

ISBN 9791192348100

품목정보 148*210*16mm268p37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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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폭력은 왜 발생하는가?

ㆍ 쇠렌 키르케고르와 르네 지라르 사상을 통해 폭력의 기원을 밝힌다!

ㆍ 인간은 계속되는 창조 과정 속에 있다. 하지만 인간이 이 창조에서 도피하고 군중 속에 숨고 나면 자기를 상실하고 폭력적으로 변한다.


 “폭력은 왜 생기는가?”라는 질문에 그동안 과학적인 대답을 내놓으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 책은 대표적인 인물로, 앨리스 밀러, 어빈 스타우브, 칼융, 에리히 노이만, 어니스트 베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의 문제점은 폭력의 원인을 밝히는 데에 대한 통일된 의견이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폭력의 원인분석이 너무 지나치게 환원주의(reductionism)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폭력의 원인을 지나치게 하나의 원인으로 축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밀러는 폭력적 행동 뒤에는 어릴 때 아동학대의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테러리스트의 행동을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들의 폭력적 행동은 어릴 때 학대의 경험 때문이라기보다는 이데올로기가 동기로 작용했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이런 식으로 벨린저는 각 사상가들이 주장하는 폭력의 원인에 대한 분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폭력에 대한 원인 분석의 대안을 제시합니다.  벨린저는 앞에서 제시한 사상가들의 공통점을 언급합니다. 즉, 이 사상가들은 모두 “인간관계”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밀러는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스타우브는 사회와의 관계를 강조하고, 융은 자아에 내재하는 여러 부분들의 상호관계를 강조하고, 베커는 자아의 초월적 한계인 죽음 이전에 존재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립니다. 그러나 키르케고르의 관점에서 본다면, 누구도 가장 중요한 관계인 하나님과의 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자는 폭력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대안으로 키르케고르와 지라르의 사상을 주로 언급하면서 비슷한 관점에서 다른 신학자들(칼 바르트, 뵈겔린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 책은 폭력을 분석함에 있어 문화인류학적이면서도 신학적 접근 방법을 시도합니다.  


▣ 키르케고르의 계속된 창조

 키르케고르의 인간론은 “계속된 창조”로부터 출발합니다. 인간은 아직 완성된 존재가 아닙니다. 완성된 존재로 가는 중에 있습니다. 마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심겨지고 자라나 나무가 되듯이 말입니다. 씨앗은 단지 가능성에 불과합니다. 이런 가능성을 지닌 존재는 무한한 가능성, ‘나무’가 될 수 있는 가능성 앞에서 ‘불안’과 마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키르케고르는 《불안의 개념》에서 “불안은 가능성들의 가능성으로서 자유의 현실성”이며, “자유의 현기증”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동물은 불안을 느끼지 않습니다. 동물은 위협적인 대상 앞에서 공포나 두려움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은 본능에 사로잡혀 있으므로, 자유가 없고 유일하게 자유로운 존재인 인간만이 불안을 경험합니다. 문제는 불안을 없앨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두려움이나 공포는 이를 일으키는 대상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지고 맙니다. 하지만 불안은 가능성으로부터 오는 것으로 대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거할 수도 없습니다. 키르케고르는 말하기를, “불안은 반감적 공감이면서, 공감적 반감”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쉽게 풀어 설명한다면, 사람들은 불안을 좋아하기도 하면서 싫어한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자신 앞에 놓인 가능성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또한 실패할 가능성으로 인해 불안해합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무엇일까요? 불안으로 인해 자유의 가능성 앞에서 도피합니다. 그리하여 계속된 창조과정에서 진정한 자신이 되지 못하고, 일종의 ‘탈선’을 하게 됩니다. 그의 이런 분석에 따르면, 인간의 폭력성은 바로 여기에서 나타납니다. 바로 여기에서 나타나는 핵심적인 개념이 ‘자아 보호(self-protection)’입니다. 폭력성과 자아 보호는 어떻게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이런 질문에 대해 이 책은 대답하고 있습니다.

 ‘자아 보호(ego-protection)’는 인간이 계속되는 창조의 과정을 회피하려는 시도입니다. 근원적으로, 이러한 회피는 영적인 성장의 가능성에서 파생되는 불안(angst)에서 비롯됩니다. 불안에서 생기는 죄의 상태는 창조주에 대한 지각을 자아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렇다면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이 책은 여기에서 죄와 폭력과의 관계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죄는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창조과정으로부터의 도피로부터 발생합니다.


▣ 지라르의 스캔들

 지라르와 키르케고르에게 공통분모가 있다면, 모방 욕망입니다. 지라르는 모방욕망에 대한 이론을 발전시킨 바 있습니다. 모방 욕망이란, 우리가 무언가를 바라는 것은 직접적으로 원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원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따라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방 욕망은 어떤 ‘비교’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키르케고르는 명시적으로 ‘모방 욕망’이라는 단어를 쓴 적은 없으나 그의 작품 곳곳에서 ‘비교’의 문제점에 대해 다룹니다. 사람이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한, 진정한 ‘자기’가 될 수 없습니다. 키르케고르에게, 실족이란 불행한 감탄입니다. 따라서 질투와 관련이 있습니다. 질투하는 사람은 은밀하게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원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누군가의 아름다운 미모를 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아름다움을 소유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질투하는 자는 그의 미모를 남몰래 감탄하면서도 그런 미모가 없는 자기 자신에 분노합니다. 바로 이것이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실족입니다. 지라르의 표현대로 말한다면, 스캔들에 빠진 것입니다.

 폭력은 이렇게 질투하는 자의 마음속에서부터 싹트기 시작합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비교 심리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이웃을 보고 그가 가진 것을 감탄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이웃의 것을 갖기 원합니다. 이웃의 것을 탐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스캔들, 실족의 문제이고, 이런 점에서의 이해가 지라르와 키르케고르가 닮은 점입니다.


▣ 역사적으로 학살은 왜 일어났습니까?

 히틀러와 같은 인물은 어떻게 나타났으며, 1, 2차 세계 대전과 르완다의 학살과 같은 일들은 어떻게 벌어진 것일까요?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대하여 대답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답을 시도하기 위해, 그동안에 대답을 시도했던 사상가들을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정신분석가 프로이트, 괴벨스, 신학자 칼 바르트, 뵈겔린, 자크 엘룰 등입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이런 분석에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종교적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심지어, 나치즘, 스탈린 주의 등의 정치 형태도 극단적인 종교였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독교 역사 안에서도 기독교가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로마 시대에 핍박받다 죽은 사람보다 종교개혁 시대에 같은 크리스천들에 의해 죽은 숫자가 더 많다는 것도 역사적 사실입니다. 이 책은 종교적인 것이 타락하면 얼마나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폭로합니다. 이런 역사적인 학살의 분석에 있어서도 키르케고르와 지라르의 사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 폭력은 치유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마지막 장에서 폭력 문제에 대한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저자 벨린저는 결론에서 기독교의 속죄이론을 검토한 후, 구원의 의미를 폭력과 관련하여 다룹니다. 즉, 지라르에 의하면, 우리 사회는 ‘희생양 메커니즘’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희생양 메커니즘은 폭력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은 결론부에서 이런 질문에 대해 대답을 시도합니다.


목차


추천의 글 _8

저자의 글 _12

옮긴이의 글 _14

서론 _21


1. 폭력의 뿌리에 대한 현대적 관점들 _37

2. 키르케고르의 창조와 불안 _63

3. 키르케고르의 자아 보호 _85

4. 폭력에 대한 키르케고르의 이해 _107

5. 키르케고르와 지라르 _131

6. 폭력에 대한 세속적 견해는 충분한가? _155

7. 기독교 폭력의 문제 _173

8. 20세기의 정치적 폭력 _197

9. 결론: 영혼의 치유 _229


추천의글


 탈기독교 사회(Post-Christendom)와 시대를 사는 지혜는 어디서 오는 걸까? 칼뱅과 루터, 아우구스티누스는 기독교 왕국 체제의 산물이자 지지자이기에 그들을 경유하여 1세기의 기독교와 신약성서로 귀환의 경로일지언정 초막 셋 짓고 머무를 수 없다. 키르케고르를 디딤돌 삼아 곧바로 1세기의 기독교와 신약 성서로 돌입해야 한다. 그러면 왜 키르케고르이고, 1세기의 교회일까? 그건 우리 시대의 요청이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 시대의 화두는 무엇일까? 평화다. 폭력을 넘어 평화와 화해로 나아가는 일이다. 하나님과의 평화, 이웃과의 평화, 자신과의 평화, 자연과의 평화에 이르러야 한다. 탈기독교적이면서도 폭력과 평화를 성찰한 이는 역사적으로 아나뱁티스트와 함께 쇠렌 키르케고르이다. 그리고 르네 지라르를 추가할 수 있겠다. 폭력의 뿌리를 계시론에 입각해서, 인간의 존재론을 탐색하는 이 책은 우리를 지혜의 길로 인도하리라 확언한다. 

 - 김기현 대표 _ 로고스 서원, 《욥, 까닭을 묻다》의 저자


 미국 브라이트 신학교(Bright Divinity School)의 기독교 윤리학 교수인 찰스 벨린저(Charles Bellinger)의 『폭력 계보학』(The Genealogy of Violence)이 이상보 목사의 명쾌한 번역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 책에서 벨린저 교수는 현대 인간론의 난제 중의 하나인 ‘인간의 폭력성’에 대해 하나의 기독교 인간학적 답변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앨리스 밀러, 어빈 스타우브, 칼융, 어니스트 베커 등이 제시한, 폭력에 대한 심리학적 문화 인류학적 관점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쇠렌 키르케고르와 르네 지라르의 사상을 중심으로 그 해답을 탐구한다.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인간 윤리 및 사회제도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 개인의 혹은 집단의 원시적 폭력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전쟁이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벨린저 교수는 키르케고르 사상의 재해석을 통해 이러한 인간 폭력의 근원이 하나님으로부터의 소외, 그로 인한 존재론적인 불안, 그리고 그 불안한 상태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와 구원으로 나아오라는 부름에 대한 의지적 거부, 즉 “자신의 영적 성장 가능성에 대한 저항”에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더 나아가 르네 지라르의 모방이론과의 비교분석을 바탕으로 키르케고르의 인간 폭력에 대한 이해가 실존적이고 개인적인 측면에만 적용되지 않고 공동체적이고 사회적인 함의가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이러한 현대의 폭력에 대한 심리학적이고 사회학적이며 동시에 신학적인 분석이 전통적인 속죄이론에 주는 함의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벨린저 교수의 책은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인간의 폭력성이라는 측면에서 재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독교 속죄교리의 발전 방향성을 제시한 탁월한 연구서이다.

 - 김영원 교수 _ 장신대 조직신학 교수


 찰스 벨린저의 《폭력 계보학》을 처음 접할 때 받은 솔직한 감정은 상당히 낯선 책이라는 인상이었다. 우선 저자인 찰스 벨린저라는 이름이 다소 낯선 것이 사실이다. 브라이트 신학교의 신학, 윤리학 교수인 벨린저는 아직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저명한 신학자는 아니다. 《폭력 계보학》이라는 제목도 다분히 낯설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쇠렌 키르케고르와 르네 지라르 사상을 통한 성찰’이라는 부제(副題)는 너무 뜻밖의 조합이라서 생경(生硬)한 느낌의 첫인상을 감출 길이 없었다.

 그러나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저자는 《폭력 계보학》이라는 이질적인 제목에 독자들이 공감하고 설득당할 수밖에 없는 논리적인 설명을 펼쳐 나간다. 인류에게 만연한 폭력, 특히 20세기 1, 2차 세계대전 등을 통해 최악으로 치달았던 전대미문의 대형폭력사태를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폭력에 대한 여러 사회과학적 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저자는 폭력의 뿌리에 대한 진정한 대답은 오직 신학적 차원에서 가능할 수 있다고 독자들을 설득한다. 21세기 우리 사회에도 아직 만연하고 있는 다양한 폭력을 강 건너 불처럼 구경만 하고 있던 우리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무뎌진 양심에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

 벨린저 교수는 인간폭력의 뿌리를 키르케고르의 저서들을 독해(讀解)하면서 탐색해 나간다. 잘 알려진 것처럼 키르케고르는 요하네스 클리마쿠스, 하우프니엔시스, 안티 클리마쿠스 등의 익명(匿名)을 통한 저술 활동을 펼쳐서 그 자신의 진의(眞意)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 사색가였다. 따라서 ‘우울하고 고독한 덴마크 사상가,’ ‘급진적 개인주의자’ 등의 별명이 잘 어울리는 키르케고르는 군중의 폭력 현상에 대한 설명과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이는데, 바로 그런 키르케고르의 여러 저서를 천착(穿鑿)하면서 폭력의 진정한 뿌리를 찾아내려는 벨린저 교수의 통찰력이 놀랍다. 계속되는 창조와 열린 미래, 인간의 자유와 책임, 불안과 죄, 절망과 죽음에 이르는 병 등 20세기에 유행했던 실존주의 철학자 키르케고르의 중요 개념들이 벨린저 교수에 의해 다시 소개되고 신선하게 재해석되고 있다. 다음 몇 개의 직접 인용문을 통해 저자의 논증 방향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불안의 근원을 제거함으로써 불안감을 진정시키려는 인간의 시도가 폭력의 출발점이다.”(119쪽), “타인에 대한 악의의 가장 기본적인 뿌리는 새로운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자신에 대한 악의이다.”(123쪽), “키르케고르 사상은 인간의 무질서의 가장 깊은 지층을 발굴하고 밝혀내려는 고고학적 연구의 일종이다.”(108쪽).

 ‘신 앞에 선 단독자(單獨者)’ 개념으로 유명한 주관주의적 성향의 사상가 키르케고르에게서 폭력의 신학적 죄와 절망의 뿌리를 캐내는 작업도 놀랍지만, 키르케고르를 ‘모방 욕망과 희생 제의’ 개념을 주장한 르네 지라르와 연결하여 고찰하는 것은 더욱더 독창적이고 신선한 발상이다. “군중은 거짓이다. 그래서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라는 키르케고르의 절규는 진정한 개인화의 실패가 모방 욕망과 희생 제의를 불러온다는 지라르의 사상과 일치한다는 지적이다. 진정한 주체, 신 앞에서 참된 자아로 거듭나지 못한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이 폭력이라는 죽음의 굿판을 역사의 현장에 펼쳐놓게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벨린저 교수에게 큰 영향을 준 다른 한 사람의 흔적도 행간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그가 바로 에릭 뵈겔린(Eric Voegelin)이다. 20세기의 중요한, 그렇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문명비판가였던 뵈겔린이 저자에게 보이지 않는 멘토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기본적인 전제는 인간의 무질서는 납득 가능한 질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223쪽)라는 저자의 말처럼 《폭력 계보학》은 자칭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이 왜 광기 어린 폭력에 휩싸이게 되는지를 분석하려는 저서이다. 다양한 사회과학적 이론들, 이른바 ‘세속적 이론들’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깊은 폭력의 뿌리가 인간에게 내재하여 있음을 강조하는 저서이다. 비폭력주의적 아나뱁티스트 전통의 관점에서 벨린저 교수는 심지어 기독교 역사 자체에도 신의 이름으로 수많은 폭력이 난무했음을 고발하며, “인간 모두가 죄인이자 동시에 의인”이라는 고전적 신학적 명제를 확인한다.

 결론적으로 《폭력 계보학》은 오랜만에 만나는 신선한 감동의 저서이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곳곳에 생각을 자극하는 통찰력과 다양한 학술적인 정보가 숨어있어 큰 도전과 성취감을 주는 훌륭한 저서이다. 21세기 들어서서 새롭게 나타나기 시작한 전 세계의 양극화 현상, 특히 정치적 양극화와 온갖 거짓 뉴스들(fake news), 탈진리(post-truth)의 폭력 현상 속에 사는 우리에게 이 모든 증오와 무질서의 뿌리를 가늠하게 해주는 귀한 저서이다. 책임 있는 학문적 자세로 꼼꼼하고 깔끔하게 번역을 완성한 번역자에게도 감사와 축하를 보낸다.

 - 배국원 교수 _ 전 한국침례신학대 총장


 현대 사회에는 폭력이 난무하다. 인종, 젠더, 장애, 정치와 같은 온갖 이슈로 인류는 자신의 폭력을 정당화하고자 노력한다.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사실은 폭력의 정반대 편에 서 있으리라 기대되는 종교마저 때때로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점이다. 종교의 자기모순을 목도하며, 저자 찰스 벨린저는 신학적/종교학적 사유를 통하여 폭력의 뿌리를 파헤치고자 시도한다. 폭력을 심층적으로 해부하기 위해 저자는 키르케고르와 르네 지라르의 이론을 독자에게 친절하게 소개한다. 종교와 폭력의 문제를 고민하는 독자에게 본 도서는 분명 깊은 성찰을 제시해 줄 것이다. 

 - 임성욱 교수 _ 연세대 신과대학/연합신학대학원 부교수


 찰스 벨린저의 책 《폭력 계보학》은 르네 지라르의 사상에 큰 영향을 받은 책이다. ‘군중은 비진리다’(The Crowd is Untruth)라고 지속적으로 말한 키르케고르는 미묘하고 신학적으로도 심오한 폭력의 심리학 이해를 위한 기초를 제공한다. 지라르의 군중 이해는 키르케고르보다 훨씬 이론적으로 정교하고 방대하다. 군중 심리학에 대한 지라르의 이론은 고대 아즈텍 문명으로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사회과학적 데이터를 고려함으로써 현대의 철학적 인류학과의 대화 속에서 명확히 표현된 방대한 사회이론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키르케고르의 기독교 실존주의 철학과 그 이후의 독일 하이데거와 프랑스의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에게서 발견되는 무신론적이고 신이교주의적인 실존주의 철학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영지주의 연구의 대가 한스 요나스는 하이데거의 철학을 허무주의적 실존주의로 파악해서 현대의 새로운 영지주의로 분석한 바 있다. 키르케고르가 말한 신 앞에서의 단독자와 니체와 하이데거가 자신들의 디오니소스적 메시아주의 속에서 선택한 군중의 신 디오니소스는 대조된다. 키르케고르 이후의 실존주의 철학은 집단주의로서의 사회주의적 실존주의로 기울게 된다. 키르케고르의 경우처럼 하나님 앞에서의 단독자가 실존주의 철학의 중심이 아니라, 니체와 하이데거의 허무주의적 실존주의 철학에서는 군중의 신인 디오니소스가 중심에 자리 잡게 된다. 

 찰스 벨린저는 르네 지라르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정치철학자 에릭 뵈겔린(Eric Voegelin)을 이 책에서 상세하게 논의하고 있다. 뵈겔린은 한스 요나스(Hans Jonas)의 고전적인 영지주의 연구를 정치연구에 적용해서 고대 영지주의와 현대 전체주의적 운동들 사이의 유사성을 분석한 바 있다.  뵈겔린에 의하면, 독일 민족사회주의(나치즘)와 국제사회주의(소련 공산주의 운동)는 새로운 영지주의 운동이다. 20세기의 이 두 사회주의적 전체주의 운동은 모두 일종의 대체종교(Ersatz-Religion)’ 혹은 ‘정치종교’(Politische Religion)들로서 “영지주의적 군중 운동”이라는 것이 뵈겔린의 기본적인 분석이다. 르네 지라르와 폭력 계보학에 대한 연구로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 정일권 교수 _ 전 숭실대 교수ㆍ국제 지라르 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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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벨린저
미국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Brite Divinity School at Texas Christian University)의 신학과 윤리학의 교수이다. 그는 신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심리를 성찰하는 데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폭력 계보학》(The Genealogy of Violence), 《삼위일체적 자아》(The Trinitarian Self), 《예수와 낙태》(Jesus v. Abortion), 《키르케고르-지라르의 선택》(The Kierkegaard-Girard Option), 《타자화: 인간의 원죄》(Othering: The Original Sin of Humanity)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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