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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죄인인가

영성적 및 악마적 빙의에 대한 정신의학 심층심리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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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환

새물결플러스

2024년 06월 27일 출간

ISBN 979116129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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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은 마귀 들림인가?”

“영적-빙의(spirit-possession)란 무엇인가?”

정신병을 마귀 들림이나 귀신 들림의 일종이라 생각하기 쉽다. 멀쩡하던 사람이 평소에 하지 않던 이상한 행동과 말을 하면서 병적인 증상을 보일 때 무언가에 씌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마귀 들림으로 오해받는 정신질환은 히스테리(전환장애와 해리장애)의 일종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주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삶 속에 스며 있는 인류의 악에 관한 문제들이 엉켜 있고, 따라서 마귀 들림의 문제는 “영적 빙의”로 확대된다. 기독교인들이 마귀의 역사를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는 배경에는 성서에 나오는 퇴마 행위에 관한 기록들에 있다. 이 책은 인간의 영적 문제를 정신병리적 관점은 물론 기독교의 치유 역사와 그 문제점을 통해 바라본다. 예수의 치유 및 축사 행위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악’을 시간 안에서, 즉 우리의 삶 안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유익할지 정신의학적·심층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빙의(possession)는 긍정적-영적 빙의와 부정적-악마적 빙의로 나눌 수 있다. 긍정적-영적 빙의의 모델은 물론 예수이므로, 이 책에서는 그의 행적을 소상히 추적하면서 우리가 닮아가야 하는 그의 긍정적-영적 빙의를 고찰해볼 뿐만 아니라 어떤 과정을 거쳐서 병자들로부터 귀신들이 쫓겨나는지를 심층심리학적 관점에서 고찰한다. 부정적-악마적 빙의의 모델은 단연코 마귀 들림 현상이다. 이 책에서는 마귀 들림을 세 가지로 나누고, 그에 따른 기원과 현상, 대책을 논의한다. 인간 심성에 본래 있는 부분이지만 분열되거나 억압된 측면, 즉 거부당함으로써 악해진 영적 측면을 뜻하는 내면의 개인적 마성, 인간의 자아에 대해 낯설고 외적인 어떤 영적인 것이 한 개인을 붙잡고 지배하는 것을 뜻하는 외부에서 오는 개인적 마귀 들림, 신이나 마귀가 집단이나 나라 전체를 사로잡아 죽음을 섬기도록 그들을 왜곡하는 것을 가리키는 집단적 마귀 들림이 그것이다. 본문은 범접할 수 없는 초월적 세력이나 존재가 우리를 점령하거나 집어삼켜서 우리의 삶에 불행이 초래되는 게 아니라, 우리 안의 무의식적 주체를 우리 스스로가 잠시 망각하거나 소홀히 해서 그런 불행이 벌어지고 있음을 강변하며 너무 쉽게 좌절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다시 자신을 추스르고 서로 격려하며 살아가자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악마적 사회현상을 인류의 집단무의식 혹은 공동체의 악마적 시스템 문제로 파악함으로써 개인이 죄책감이나 자괴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촉구한다.


인간의 악마성은 모방본능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공유되고, 그것은 또한 전염병처럼 주변으로 확산되면서 희생양을 생산해서 처단하는 모방 사이클을 만들어 결국 악마가 세상을 지배하는 빌미를 준다. 악의 모양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단연코 ‘분열’이다. 현대의 우리는 좌와 우로, 보수와 진보로, 부자와 빈자로 더 철저히 분리되어 살아가고 있다. 더 나아가 선과 악, 혹은 이웃을 적으로만 여겨 끊임없이 폭력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매한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마귀가 정말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과연 악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기력하게 악에 지배당한 채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인가? 이 상황을 극복하는 길은 무엇일까? 이런 사회현상 속에서 고통과 분노 그리고 근본적 의문을 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속 시원한 답을 줄 것이다. 현대인의 갖가지 정신질환과 마귀 들림, 영적 빙의의 대해 막연한 궁금증을 갖고 있었던 독자들에게도 이 책이 유의미한 도움이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장 시간 안에 있는 초월적·영적 세계

2장 정신질환은 마귀 들림인가?

3장 기독교의 신앙 치유 역사와 문제점

4장 교의신학과 후기 세속의 영성

5장 영적-빙의에 관한 몇몇 접근과 그 모습 


6장 예수의 긍정적 영적-빙의

7장 치유받는 자의 주체적 태도 

8장 악마적 빙의 

9장 악마적 빙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에필로그

참고문헌


본문 펼쳐보기


영적-빙의하면 우선 무당이 접신하는 것과 같은 현상을 떠올리기 쉬운데, 그런 것을 일컫는 게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빙의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어떤 직감적 혹은 직관적인 경험들에 관한 이야기다. ‘우연’이라거나 ‘간절함의 결과’라거나 하는 말로 설명하려는 그런 유의 감성이다. 거기서 좀 더 확대하면 신비주의자들의 신적 체험과 같은 경험까지를 일컫는다. 믿음은 본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험 위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사실상 영적-빙의를 탐구하는 것은 곧 믿음 그 자체를 돌이켜보는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무속신앙으로 채색된 한국인 내면의 속성들이 기독교를 얼마나 왜곡시켜왔는지, 체면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가 힘들고 괴로운 삶의 질곡 속에서 그런 아픔을 충분히 표출하지 못한 채 정형화된 교리에 얽매여 얼마나 남의 눈치만 봐왔는지, 그 속에서 우리는 과연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임을 확인하는 일에 얼마나 성실했는지, 더욱이 기독교의 원죄 교리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괴로워하며 살아왔는지 하는 것들을 돌이켜 볼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시간 안에서 사는 인간이라면 그런 초월적 측면보다 삶에서 진심으로 접하고 느끼는 것들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즉 시간 속의 우리는 우리 자신을 중심에 두고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태도는 이기적이거나 신 앞에서 교만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보살피는 행위일 뿐이다. 그러므로 예수의 기적이나 신앙 치유 행위를 인간 내면의 시각으로 보려는 노력은 현재를 성실하게 살려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간을 초월한 듯한 어떤 서술이나 행위들을 비판적으로 다시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 즉 예수의 기적과 치유 행위는 과연 ‘시간’을 초월한 것이었을까? 예수는 진정으로 시간을 초월한 사유나 가르침을 우리에게 남겼을까? 만일 그런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의 치유나 기적 행위를 ‘시간’을 고려한 시각으로 봐야 함이 마땅하다. 과연 ‘시간’과 더불어 기독교의 치유나 신유 은사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1장 시간 안에 있는 초월적·영적 세계 중에서


기독교 신앙 치유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앙 치유는 기본적으로 병은 악, 즉 사탄의 농간으로 인한 질곡이라는 믿음이 바탕이 된다. 우선 이런 이원론적인 사고가 가지는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봐야 한다. 즉 병을 악으로 인한 고통이라고 보았을 때 우리는 먼저 자신이 왜 악마의 목표물이 되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 경우 우리는 바닥까지 내려가는 자책과 죄책감을 끄집어내려고 무진 애를 쓰게 되면서 결국 스스로 자신을 궁지로 몰아 무능하게 만든다. 둘째, 병이 사탄의 농간으로 인한 악의 발동이라면, 그렇게 병든 사람들은 죄인이거나 사탄의 목표물이 된 잘못된 사람들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그럴 경우 우리는 그들을 정죄하거나 회개가 필요한 오염된 존재라는 편견을 갖게 됨으로써 그들에 대한 공감이나 이해를 무디게 할 수 있다.

/ 3장 기독교의 신앙 치유 역사와 문제점 중에서


예수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내용 중에는 영적-빙의가 구원의 중심이라는 것도 있다. “영으로 다시 태어난다”라는 구절이 바로 이를 의미한다. 사람이 긍정적인 영적-빙의를 달성하지 않는 한, 즉 예수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성령을 육화(구체화)할 방법을 찾지 않는 한, 영적 방식은 그 사람에게 이질적일 것이다. 가령 요한복음 3장에서 니고데모는 예수의 또 다른 인격이 악령이라기보다는 거룩한 영이라는 결론을 내린 후 예수와 대화하기 위해 그를 찾아갔다.

/ 6장 예수의 긍정적 영적-빙의 중에서


문제는 개인 차원의 마성을 ‘개인적 그림자’라고 하든 “내면의 개인적 마성”이라고 부르든 그것이 집단적 마성과 깊이 관련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개인 차원에만 머물러 있어서 정작 사회적 마성인 폭력, 편견, 불의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고 해도, 즉 어두운 사회현상에 침묵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그 악에 동조하는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와의 상호적인 방식으로 개인의 그림자를 의식하는 것이 공동체의 안녕에 기여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 개인의 성장에도 중요하다. 따라서 개인의 그림자는 필연적으로 집단적인 악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

/ 8장 악마적 빙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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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국립서울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트레이닝 받은 후 정신과 전문의가 되었다. 논산백제병원 정신과 과장으로 잠시 근무한 후, 1988년 수원에서 “장덕환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개원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개원과 더불어 젊어서부터 늘 관심을 가져왔던 신학공부를 시작하여 강남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이어서 동 대학원에서 종교심리학으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2000년부터 “기독교와 정신의학”, “종교심리학, 특히 융 심리학과 기독교”에 관한 강의를 한신대학교에서 짬짬이 해왔다. 주요 논문으로는 「체.게.융의 인간이해 과정에 관한 연구」, 「이용도의 꿈과 환상체험에 대한 융 심리학적 분석」, 「하나님 형상에 관한 연구」가 있고, 저서로는 『융 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이용도 목사의 꿈과 환상체험』(한국학술정보, 2007), 『인간 없이 신은 없다』(도서출판 금풍문화사, 2010), 『C. G. 융과 기독교』(새물결플러스, 2019)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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