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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진(2)

밀알서원

2024년 06월 30일 출간

ISBN 9788971351574

품목정보 145*215*14mm300p369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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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많이도 정신병원에 있었다. 정확히 세어 보니 20번이나 입원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마음이 편하기만 했던 적은 없었다. 입원할 때마다 죽을힘을 다했다.

그런데 철옹성 같은 정신병원은 날 이기지 못했다(시 129:2). 그곳에서 오히려 난 더 강해졌고, 인생을 배웠고, 세상과 사회를 더 알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자, 이제 시작이다!

내가 그동안 경험한 정신병원을 이야기하련다. 최대한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갈 것이다. 환우인 내가 정신병원을 경험한 그대로 진솔하게 들려줄 것이다. 책을 읽다가 겹치는 부분이 있을 텐데 그만큼이나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_프롤로그 중에서



목차


프롤로그 죽음의 수용소 앞에서 9


제1장 첫 번째 입원 이야기

1. 1992년의 열풍

2. 학교를 그만두고서

3. 신학의 멋진, 교통정리가 필요했는데

4. 정신병원 첫 입원

5. 정신병원 안으로

6. 정신병원에서 치료와 회복의 길

7. 여기가 진짜 지옥은 아니구나

8. 다시 학교에 갈래요

9. 첫 외박을 나섰는데

10. 보상


제2장 정신병원 생활 잘하는 법

1. 주치의가 직통이다

2.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3. 주사가 무섭지 않아요

4. 싸우면, 자기만 손해

5. 모든 프로그렘에 참석한다

6. P. R.당해 봐야 안나

7. 외박 활용하기


제3장 정신병원의 의료 서비스

1. 정신병원의 꽃(花)

2. 주치의를 잘 만나야 한다

3. 정신병원에 가면 누구나 다 미치나요?

4. 탁구의 신(god)

5. 사이코드라마(Psychodrama)

6. 독서로 때운다

7. 약만 잘 먹으면 문제가 없다


제4장 이 세상을 사는 지혜

1. 왕따 시대

2. 코미디언이 되라

3. 가끔은 즐기면서 산다

4. 내 역사를 기록한다

5. 악기 하나를 손에 들어라

6. 영어로 삶의 무대를 넓힌다

7. 참 멋진 친구, 내 컴퓨터

8. 나만의 공부를 시작한다


에필로그 어느 사이코 천재 아저씨의 변명



본문 펼쳐보기


어느 날 밤에 이러한 생생한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거대한 죽음의 수용소 앞에 서 있었다. 입구에는 “여기서부터는 모든 희망을 버려야 한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한 번 들어가면 평생, 아니 어쩌면 영원히 거기서 나오지 못하는 곳인지도 모른다. 난 두려웠다. 그런데 그곳의 거대한 문이 점점 열리고 있었다. 나는 곧 거부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힘에 압도되어 점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곳에선 애초부터 희망이란 걸 가질 수가 없다. 그런데 그곳에 내가 영원히 갇히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내 아버지의 손(手)이 내려와 내 손을 꽉 붙잡고 하늘로 올라가면서 그곳을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내용의 꿈이었다. … 이 책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정신병원에서 환우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고 평생에 정신병원의 입원을 졸업할 수 있는지를 얘기할 것이다. 그러면서 가정과 사회 그리고 우리 교회에서도 아무런 병적인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얘기할 것이다. 그런 길은 의외로 쉽고 우리의 곁에 가까이 와 있다고 말씀드리련다.

/ 9-11p


바보……정말 주사만 잘 맞으면 아픈 부작용이 없어지고 몸이 다시 풀리는데, 주사를 맞지 않아서 본 피해가 엄청나게 컸다. 몸이 뒤틀리며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몸이 심하게 아픈 부작용은 안정제 주사로 풀리게 되어 있다. 정신병원에서 주사를 맞으면 안 된다는 잘못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첫 입원 때는 그 사실을 몰랐다.

/ 48p.


항정신병약의 부작용으로 몸이 경직되고 힘들어 침대에 누워만 있던 첫 입원 생활이 너무 고달프고 괴로웠다. 침대에 누워만 있으면 다른 환우들이 방에 와서 또 잠만 자느냐고 핀잔을 준다. 간호사들도 지나가면서“ 태진이, 너 잠만 자면 평생 퇴원 안 된다”라며 으름장을 놔도 그때 난 침대에서 일어날 힘이 없었을 것이다. 주치의가 불러서 책상에 앉아 면담하고, 밥 먹으러 식당에 가고, 아침 체조 시간과 투약 시간 그리고 프로그램 시간에만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너무 싫었지만 억지로 참여해야 했다. 그나마도 얼른 마치고 빨리 침대에 눕고만 싶었다. 그때는 그게 어쩔 수 없는 내 현실이었다. 그게 아쉬웠던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몸이 풀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서 밤에 투약할 때까지 방을 나와 기웃거리기도 했다. TV도 보고, 탁구장에도 가 있고, 다른 환우들이 있는 곳에 가면 나를 아는 형들과 누나들이“ 어? 안 자고 나왔네”라며 재미있는 말들을 해준다. 진짜 좋은 형과 누나들이었다. 방에서 잠만 자던 내가 방을 나와서 다른 환우들과 얘기도 하고 TV도 보니, 그런 모습이 간호사님을 통해 그대로 주치의께 보고되었을 것이다. 그럴수록 내가 먹는 약도 조금씩 감량이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몸이 좋아질수록 병원 입원 중에서도 조금씩 약이 감량되었다. 그걸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

/ 61-62p.


지금도 난 그 병원, 외래에 다니며 약을 먹는다. 벌써 30년 전쯤, 첫 발병으로 정말 죽을 것 같았던 힘든 입원을 참아내고 집에 돌아와 보니 거기, 내 작은 골방에 예수님이 계셨던 것 같다. 행복의 파랑새는 그렇게 멀리만 있던 희망 사항이 아니었다. 내 안에 주님이 예수님이 함께하심으로 마음 깊이 느끼던 행복 그대로다. 이 세상을 살아갈 든든한 믿음의 마음이 생긴 것에 감사한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을 만나든 넉넉히 살아갈 힘과 지혜 그리고 능력을, 주님이 내 안에 이미 주셨다. 또 언제 내 삶에 처절한 폭풍 같은 너무나 험하고 힘든 정신병원의 입원 생활이 회오리바람처럼 다시 휘몰아칠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을 감사하고 싶어진다.

/ 73p.


정신병원의 시스템은 정말 놀랍다. 위계가 확실히 잡혀 있고 병원 내에서 주치의의 권한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주치의는 환우의 모든 책임을 맡고 있다. 병원에서 환우의 모든 걸 지금 당장 결정지을 수가 있다. 주치의의 허락이 있으면 지금 당장 병원문을 밀고 나갈 수도 있겠다. 주치의가 허락을 안 해서 못 나가는 것뿐이다. 주치의 허락이 있으면 병동을 나서 병원 내를 산책할 수가 있다. 운동을 허락받으면 정해진 시간에 병원 내에서 달리기도 할 수 있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주치의 허락이 있으면 병원에 있으면서도, 꿈에 그리던 학교나 학원 그리고 직장도 다닐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알고 너무나 잘 활용하는 지혜가 있어야 하겠다.

/ 78-79p.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면, 할 수 있는 한 모든 프로그램에 참석해 보라. 그곳에서 예쁜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알게 모르게 연애해도 좋다. 위기 속의 유대인들같이 유머를 가지고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을 진짜로 재미있게 웃겨주면 더욱 좋다. 그런 모습과 유머의 능력이 사회에 나와서도 더 큰 삶의 무기가 되어 줄 것이다.

/ 117p


일반 병원에선 병든 부위만 도려내듯이 치료하면 퇴원해서 집으로 간다. 하지만, 정신병원에선 이런 경우가 있다. 내 어머니는 내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었는데도, 병원에서 더 고생해 보라고 놔두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도 주치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럴 때, 어떤 선생님은 보호자 의견도 일리가 있다며 퇴원을 계속 연장하는 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 보호자에게 의로운 분노를 터뜨리고 보호자를 협박해서라도 완전히 호전되어서 다 나은 자기 환자를 정신병원에 단 하루도 더 있지 못하게 하는 참 멋진 선생님도 계신다. 내가 정말 강조하는 것이 이 부분이다. 정신병원에서는 무엇보다 좋은 주치의 선생님을 정말 잘 만나는 게 가장 큰 복이고, 중요한 부분이겠다.

/ 143p.


정신병원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채 너무나 오래 방치되면 환우는 더 망가진다. 그런데 그런 자리에서 나는 성경 말씀과 일기 그리고 독서로 오히려 더 크게 발전하고 성장했다고 고백한다. 정신병원에서 퍼져 누워만 지내면 세상만사가 귀찮고 어렵다. 환우 본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자꾸만 남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런데 난 거기서 좀 더 의미 있는 공부와 일을 스스로 찾아 헤맸다. 1분을 아껴 가면서, 병실 복도를 한 바퀴라도 더 돌며 걷기 운동을 했다.

/ 177p.


어느 책에서 읽었다. 정신과전문의 선생님이 쓰신 책인데 (선생님) 본인이 질병을 선택할 수 있다면 기꺼이 조현병을 선택할 거라 하셨다. 당뇨나 고혈압보다 관리하기 더 쉽다는 거였다. 조현병은 잠자기 전 의사가 처방해 준 알약 한두 개만 먹으면 간단히 해결되는 병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무 어렵게 생각지 말라. 뇌의 호르몬 분비를 잘 조절하여 잡아 주는 알약 하나를 비타민처럼 먹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가벼워질 것 같다. 거기다 정신과 약은 주치의가 환우의 상태를 보아가며 좋아질수록 상당히 더 미세하게 줄여줄 수 있는 부분이다. 나중에는 극히 소량, 반 알까지도 가능해진다. 그렇게 약을 잘 먹는 사람이 건강하게 더 오래 산다. 약을 먹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 건강을 믿고 술이나 담배를 과도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신과 약을 먹는 사람들은 약이 술과는 상극이기 때문에 술을 과도하게 하지 못한다. 정신과 약을 먹는 사람들은 항상 밤에 잠을 잘 자기 때문에 건강 관리가 절로 되는 것이다.

/ 193p.


이렇게 시작한 일기 쓰기였다. 30여 년 가까이 쓴 일기를 다 모은다면 대학노트 몇십 권에서 백 권은 충분히 넘어갈 것이다. 그걸 가지고 있어서 그때 삶을 다시 돌아본다면 의미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일기를 별로 가지고 있지 않다. 내 인생, 삶의 한 기점이 끝나고 다시 새로운 단계가 시작되려고 하면 그동안 썼던 일기장을 조용히 폐기 처분했다. 왠지 그게 더 의미 있게 느꼈다. 정신병원에서 가장 오래 입원했던 기간은 1년하고도 4개월이었다. 그때도 성경 5장 읽기와 일기 쓰기를 철칙으로 지켰다. 그랬기에 병원이 날 해치지 못하고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었다.

/ 234p.


내가 이 책에서 정말 말하고 싶었던 말이 이것이다. 아프고 힘들어서 방에 쓰러져 지내야 하는 친구들이라도 정말로 좋은 주치의 선생님을 만나서 약을 잘 처방 받고 복용만 잘한다면, 그것이 최고의 치료와 회복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한 문장으로 압축하자면,“ 약만 잘 먹으면 문제가 없다.” 이 한마디를 하려고 지금까지 긴 글을 썼는지 모른다. 어느 환우라도 약만 잘 복용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 교회에서 건강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2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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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진(2)
1974년 4월,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났다. 이천중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전학 왔고 동성중학교와 신천중학교를 거쳐 강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3 때는 음악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음대 진학에 실패하고 그다음 해인 1995년에 순복음신학교(대조동)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다. 동 대학원(순복음목회연구원)에서 M.Div.를 이수하였고, 현재는 순복음 F.M.D.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며 교육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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