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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용이 울 때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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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파람북

2023년 05월 10일 출간

ISBN 9791192964225

품목정보 146*200*15mm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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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속에 묻어두지 마시라. 이어령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늘의 시점에서 재창조되는 한국의 흙과 바람의 이야기!


《땅속의 용이 울 때》는 도시적인 허무 사이로 환청처럼 들리는 생명의 울음에 관한 이야기다. 어째서 땅속에 용이 있다는 걸까? 그것에는 무기적 세계를 유기적 생명으로 바꾸는 기적의 마음이 담겨 있다.


현재의 관점에서 기술한 이 책은 기념비적인 고전의 완결편이다. 저자 이어령이 20대 청년 시절 치열한 문제의식으로 기록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3년 출간)가 그 원전. 이 최초의 한국문화론은 1962년 경향신문에 처음 연재되었고, 이듬해 단행본으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오늘까지 한 번도 인쇄기가 멈춘 적이 없는 스테디셀러로서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책은 일본, 미국 등에서도 한국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로 여겨져 왔다. 실로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은 책.

따라서 출간 이후 60년간 책 내용의 전면적 개정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책에 담으려 했던 당대의 고민은 그 자체로 역사적인 것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흘러 한국이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는 과정을 지켜보며, 새로운 깨달음과 문제의식이 솟아나는 것도 저자에게는 당연한 일이었겠다.

60년 전 청년 이어령이 비판했던 것이 가난한 농업국가였던 한국의 현실이었다면, 지금의 저자가 경계하는 것은 한국의 휘황한 도시 풍경 속에 숨겨진 무력감이다. 기계문명의 선도적인 사회인 한국은 그만큼 땅과 흙이 상징하는 생물학적 삶과는 멀어지고 말았다. 이어령이 지금 여기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때로는 문자 그대로의 흙이기도 하고, 흙에서 기른 채소이기도 하고, 흙에서 사는 지렁이이기도 하며, 또는 흙이라는 이름으로 비유할 수 있는 것들, 이를테면 어머니에게서 배운 우리말이기도 하다. 문필가이자 국어학자답게, 저자는 특히 우리말의 가치에 집중한다. 한국인의 삶 속에서 우리말을 살리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들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초대 문화부 장관 시절의 일화들, 역사적 전환의 과정에서 목격자로서 또는 참여자로서 함께했던 여러 후일담 등,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창조의 무대를 찾아 끊임없이 도전하는 현재성으로 충만한 대화, 《땅속의 용이 울 때》. 한국의 ‘흙과 땅’에 얽힌 이야기를 최종 정리하는 완성의 의미를 가진 책이다. 《별의 지도》(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1권)와 마찬가지로, 저자와 생전 가장 많은 인터뷰를 진행했던 지음(知音), 김태완 작가가 정리했다.


60년을 이어온 이어령 한국문화 대탐사의 완결편!

다시 밟고 선 붉은 들판에서 생명의 울음소리를 듣다


‘한국인’이란 누구일까. ‘한국적’이란 무슨 의미일까. 한국에서 그 물음은 1962년 최초로 던져졌다. “어둡고 살벌하고 답답”하던 시절, 20대 청년다운 비판적 자세를 매섭게 견지하면서도, 한국문화의 가치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주목했던 이어령 작가의 ‘흙 속에 저 바람 속에’가 경향신문에 연재되었던 것. 그리고 노년이 된 저자는 다시 ‘한국인 이야기’의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한국인 이야기’ 총 4권,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총 6권으로 기획된 총 10권의 시리즈 가운데 첫 번째 권만 저자 생전에 출간되었고, 나머지 책들은 유고 원고로 남아 현재 출간이 진행 중이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가운데 여섯 번째 책인 《땅속의 용이 울 때》. ‘땅’ 또는 ‘흙’이라는 주제로, 시리즈의 메인 테마인 한국문화에서의 생명의 가치를 조명하는 책이다. ‘땅속의 용’이라는 제목의 정체는 사실 하찮아 보이는 흙 속의 지렁이다. 하지만 지렁이만큼 인류의 역사에 중요한 것은 없다고 저자 이어령은 역설한다. 진화론의 찰스 다윈이 말년에 가장 공들여 연구한 동물이 바로 지렁이고, 소설가 박완서가 처음 문학잡지에 내놓은 단편 제목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또한 지렁이다. 오랜 옛날 한국인들이 그것을 토룡(土龍) 또는 지룡(地龍, 땅에 사는 용, 지렁이의 어원)이라고 부른 것은 다 까닭이 있어서다.

지렁이는 흙 속의 무기물을 유기물로 바꾸어 생명의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다. 땅속의 숨은 영웅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존재다. 즉 한국의 들판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지렁이의 울음소리는 곧 인간에게, 일상에 매여 삶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진짜 ‘삶’을 요청하는 환상의 웅변이었던 셈이다.


“흙과 생명을 만들어내는 숨은 영웅,

땅속에 묻혀 있는 위대한 영웅 지렁이가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땅속의 용이 울 때》는 이어령의 유고작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가운데에서도 또 다른 특별함이 있다. 한국문화론의 효시인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의 관점을 직접적으로 수정·보완하는, 일종의 특별판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 저자는 ‘흙 속에 바람 속에’ 연재 당시 자신이 가졌던 창작욕과 고민들을 털어놓으며, 한편으로는 당시 썼던 내용에 정정이 필요함을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한다.

1963년의 책 서두에 적힌, 지프차를 보고 도망가는 노부부의 뒷모습에 관한 묘사는 오랫동안 명문으로 회자되어 왔다. 그때 청년 이어령이 절절한 심정으로 토로하는 문장들은 지금 보아도 현장감이 생생하다. 그럼에도 60년이 지난 지금 이어령의 하는 말은 ‘그때의 내가 틀렸다’이다. 제암리 학살 사건의 생존자인 할머니의 뒷모습에서, 저자는 고난에도 꺾이지 않았던 한국인의 뒷모습을 새로이 본다. 그것은 어쩌면 원시시대부터 우리를 먹여 살렸던 위대한 할머니의 모습 그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저자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의 히트 이유로 꼽는 우리말 사랑의 정신도 《땅속의 용이 울 때》의 이야기 속에 그대로 계승되어 있다. 초판본 서문에 ‘이어영’이라고 적어넣었던 이야기, 문화부 장관 시절 ‘갓길 장관’이라고 불렸던 일화, 정부청사 앞에 바람개비를 설치했던 일화, 명조체를 버리고 안상수체를 도입했던 일화 등이 흥미롭다.


이어령의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소개

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

채집 시대로부터 정보화 시대를 넘어가는 거대한 문명의 파도타기가 시작된다


2022년 우리 곁을 떠난 이어령의 유작 시리즈, ‘한국인 이야기(전4권)’ 그리고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전6권)’는 총 10권으로 기획된 라이프워크다.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에는 자신을 돌아보기 마련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한국의 대표 지성’이라는 이름답게, 이어령은 과거, 현재, 미래의 한국인들로 시야를 넓혔다. 저자는 물론 한국인 하나하나의 얼굴이 살아있는 총체극, 이어령 생애 최후의 대작이다.

‘방탄소년단’,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케이팝, 영화, 드라마 전방위에 걸친 한류 열풍 속에서 한국,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지구촌 곳곳에서 뜨겁게 일어나는 중이다. 한국 바깥에서도 알고 싶어 하는 우리 문화의 개성과 저력을, ‘한국인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시선으로 조명한다. ‘생명자본’과 ‘문화유전자’ 두 키워드로 한국인의 미래상을 그리는 프로젝트다.

생전 이어령 자신이 ‘백조의 곡’이라고 평한 ‘한국인 이야기’의 집필과 더불어 저자는 자신을 ‘이야기꾼’으로 정의했다. 책을 펴서 덮을 때까지 그의 탁월한 스토리텔링은 물론, 그 안에 은하수처럼 펼쳐지는 지식의 폭과 깊이, 시공을 넘나드는 인문학적 통찰, 그리고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빛났던 탐구 정신에 여전히 감동하게 된다.


목차



이야기 속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 · 004


1부│흙 속에 숨은 작은 영웅

1장 지렁이의 발견

# 다윈이 갈라파고스로 간 까닭은 · 015

# 다윈이 발견한 생명의 비밀 · 017

# 우주에서 생명이 존재할 확률 · 019

# 당신의 바보 같은 실험을 사랑합니다 · 021

# 가장 강한 생명은 가장 약한 생명 · 023

# 지렁이의 윤리학 · 025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028

2장 땅의 울음

# 땅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 032

# 지렁이 울음을 인간의 언어로 쓰다 · 034

# 당신처럼 살아서는 안 돼, 그건 안 돼! · 039

# 그 신음을 육성으로 들어 두지 못한 건 참 분하다 · 042

# “살려줘”라는 그런 소리 · 045

# 잠들어 있는 작은 거인 · 046

# 다시 흙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다 · 048

# 지도에도 없던 시골길 · 049


2부│다시 쓰는 흙과 바람의 이야기

1장 지렁이의 발견

# 이별하는 사람의 마지막 얼굴 · 055

# 아리랑의 유래 · 057

# 쫓겨 가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 059

# 전환기 한국 사회의 자화상으로 남다 · 060

2장 이름 찾기

# 꽤 오랫동안 ‘이어령’이 아니었습니다 · 063

# “선생님! 지금 선생님의 이름을 놓고 싸움이 붙었습니다!” · 065

# 가슴을 울리는 말은 어머니에게서 배운 말 · 067

# 한자에 갇혀 있던 느낌 · 069

# 우리의 언어를 찾다 · 073

3장 다시 만난 한국인의 뒷모습

# 다시 찾은 고갯길 · 075

# 양심적인 일본 지식인, 기무라 에이분 · 078

# 정한의 밤차 · 082

# 왜 떠나는 기차에 비는 올까요 · 085

# 기찻길 옆 주먹감자 · 087

# 갚을 원, 푸는 한 · 088

# 한국인의 마음을 풀었던 노래들 · 090

# 철도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 · 093

# 한을 푸는 방식을 배우다 · 095

# 왜구에 쫓기며 노모를 업고 뛰다 · 097

# 가난해도 그것은 아니다 · 101


3부│가장 약하기에 가장 강한 것

1장 부정에서 찾은 우리의 영원

# 기미가요 · 109

# 한국과 일본이 공생하는 길 · 111

# 죽는 것이 먼저, 사는 것은 나중에 · 114

# 그날이 오면 · 117

# 부정에서 희망을 찾다 · 119

# 욕심이 크지 않았던 민족 · 121

# 폐 안 끼치고 이만큼 사는 나라 · 125

# 한국, 한국인의 디아스포라 · 127

2장 세계로 흩뿌려진다는 것

# 붉은 산 · 130

# 디아스포라 · 135

# 민들레 홀씨처럼 · 138

# 로스차일드의 화살 · 140

# 한국인의 파종 · 144

# 디아스포라로 살면서도 · 148

3장 흙을 밟지 못하는 사람들

# 토포필리아 · 151

# 다시 흙과 이별하다 · 154

# 죽고 죽이던 사이더라도 · 156

# 황토와 생명 · 157

# 다들 모여앉아 식혜를 마시며 · 159


4부│땅에서 얻은 말로 세상을 다듬다

1장 채집시대의 기억

# 흙에서 캐낸 음식, 세계의 주목을 받다 · 165

# 나물 캐러 다닌 시절 · 166

# 채집 시대에는 게으른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다 · 168

# 채집인의 삶 · 169

# 인류를 먹여 살린 영웅, 할머니 · 171

# 모성에 대한 오해 · 174

# 80초 메시지 - 어머니의 발 · 175

2장 언어의 마술사, 혹은 창조인

# 인간의 창작 능력과 괴테의 삶 · 179

# 60년 넘게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비법 · 181

# 마음에 드는 별명 · 184

# 한국인의 생명이 깃든 언어를 찾아서 · 188

# 한글 세대까지 도착한 채집 세대 · 189

# 갓길 장관 이야기 · 193

# 우리 땅, 우리 언어 · 196

# 어울리는 이름, 어울리는 서체 · 199

# “그래도 중앙청이 권위가 있어야죠!” · 203

# 부뚜막 위 부지깽이 · 205

# 우물가 옆 두레박 · 208

# 바위 위 이끼가 되자 · 210

# 작지만 강한 이끼 · 213

# 한국인의 마음이 그려낸 별자리 · 215

3장 흙의 울음처럼 살자

# 국토 대장정의 추억 · 217

# 걷는다는 것은 내가 인간임을 증명하는 일입니다 · 219

# 흙을 버린 로마, 흙을 택한 에티오피아 · 222

# 생명의 세렝게티 법칙 · 225

# 역사는 밟힌 자의 역사 · 228

# 한밤에 눈 뜨거든 귀를 기울여보세요 ·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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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3

흙과 생명을 만들어내는 숨은 영웅, 땅속에 묻혀 있는 위대한 영웅 지렁이가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찰스 다윈’ 하면 다들 진화론을 먼저 떠올리지만, 그 못지않게 다윈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테마가 바로 이 지렁이였어요. 사람들은 다윈이 이상한 것에 몰두한다고 조롱하곤 했죠. 당시 사람들 생각에 지렁이는 그저 땅속에서 굴만 파는 존재였거든요. 세속의 눈으로 봤을 땐 정말 ‘바보 같은 실험(Stupid Experiment)’이었습니다.

_ ‘흙 속에 숨은 작은 영웅’ 중에서


P. 33

저 알 수 없는 지렁이 울음을 듣고 싶은 간절함. 깊은 땅속 흙의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겠어요? 우리 농촌의 저 땅, 혹은 흙 아래에서 울려오는 소리. 숲에서 울려오는 것도, 하늘에서 울려오는 것도 아닌, 땅속에서 울어 나오는 저 소리, 그게 지렁이 울음이에요.

_ ‘땅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중에서


P. 45

‘나’는 그 소리, 지렁이 울음소리를 못 들어본 것이 한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보통의 사람들이,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면서 ‘내가 행복하다, 이 문명이라는 것은 참 편한 것이구나, 이것이 내가 추구하던 삶’이라고 맹목적으로 살아가다가 어느 날 밤 그 지렁이 울음소리를 듣는 겁니다. 땅속 깊은 곳에서 이놈한테 뜯기고 저놈한테 뜯기면서도 열심히 생명의 흙을 빚는 어둠의 영웅들의 소리가요.

_ ”‘살려줘’라는 그런 소리“ 중에서


P. 60

‘우리 조상들이 저런 모습으로 도망갔구나, 가축의 모습으로 쫓겨 다녔구나.’ ‘천년을 그렇게 살아온 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뒷모습을 만난 것’이 라고 생각했어요.

쫓겨 가던 뒷모습, 우리 역사 속에서 허둥지둥 가축처럼 쫓겨 간 한민족. 그러니까 그 이야기를 하자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그때 내가 쓴 책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였던 거죠.

_ ‘쫓겨 가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중에서 


P. 65

당시 내가 교수로 있던 이화여대에 가면 ‘이어녕’ 선생이고, 월급봉투나 기타 문서에도 ‘이어녕’인데 교육부에 가면 ‘이어령’이 되어 교과서에는 전부 ‘이어령’으로 실렸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술 먹다 말고 한밤중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묻는 겁니다.


“선생님! 지금 싸움이 붙었는데, 선생님 이름이 이어영입니까, 이어녕입니까, 이어령입니까?”

_ “선생님! 지금 선생님의 이름을 놓고 싸움이 붙었습니다!” 중에서


P. 86

그 어린애가 부르는 “기차는 떠나간다 보슬비를 헤치고” 하는, 우리의 그 슬프고 한 많은 노래를 듣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거예요. 어린 내가 그 노래를 하면 듣던 사람 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고, 한숨 쉬는 사람도 있고, 아까까지는 침통해하던 사람이 또 막 박수치면서 “야! 너 잘 부른다!” 하니까 저는 우쭐했어요. 게다가 용돈도 줍니다. 돈 몇 푼씩을 쥐여줘요. 어렸을 때는 그 재미에 어른들 앞에서 그 노래를 제법 자주 불렀지요.

_ ‘왜 떠나는 기차에 비는 올까요’ 중에서


P. 96

그 뒷모습이 어떻게 가축처럼 도망가는 모습이겠어요? 그 뒷모습에서 쫓겨 가던 슬픔이 아니라 그 쫓김 속에서도 인간으로서 어떤 침략자보다 강한 한국인의 생명력을 본 겁니다.

_ ‘한을 푸는 방식을 배우다’ 중에서


P. 124

이게 우리나라의 부정을 앞세운, 죽음을 앞세운 희망과 생명이에요.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은 끝없이 살아가는 이 세상 속에서 그다지 욕심을 부리지 않았어요. 옛날부터 그랬어요. 현실은 항상 죽음을 전제로 한 행복이죠. 죽음에서 벗어나는 걸 바라지도 않고요. 그렇게 욕심이 큰 민족이 아니었던 거죠.

_ ‘욕심이 크지 않았던 민족’ 중에서


P. 164

내가 한때 농협중앙위원회 회장을 했어요. 그때 만들어 준 말이 하나 있어요. ‘농도불이(農都不二)’. 도시 사람들은 전부 흙이 뭔지도 모르니, ‘농촌과 도시가 하나’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려는 거였죠. 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돌멩이에 질식당하고 죽어가는 도시인들을 농촌의 흙이 좀 구해달라는 이야기였어요.

_ ‘땅에서 얻은 말로 세상을 다듬다’ 중에서


P. 203

나는 권위주의를 깨고 좀 부드럽게 하고 싶어서 문화부 앞에 바람개비를 붙여놓기도 했지요 우리가 바람개비 가지고 놀 때, 바람이 불기를 기다리기만 하며 가만히 있기만 하지 않아요. 바람이 없다고 탓하지 말고 스스로 뛰면 바람개비는 돌아간다는 뜻으로 만든 조형물이었죠. 그러자 어떤 장관이 나에게 오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중앙청이 권위가 있어야지. 문화부가 바(Bar) 같아요. 뭐 거기다가 바람개비를 달아놓고 그럽니까?”

_ “그래도 중앙청이 권위가 있어야죠!” 중에서


P. 229

“눈도 다리도 없고 소리 낼 목청도 없다는데 어떻게 지렁이가 울음소리를 낸다고 합니까?”라고 따지지 마세요. 그 소리는 우리 할머니가 밭에서 묻혀 온 흙냄새, 혹은 어머니의 친정집 시골 뒷마당에 묻어둔 어린 시절 우리의 생명 소리입니다.

_ ‘한밤에 눈 뜨거든 귀를 기울여보세요’ 중에서

소개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파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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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 문학평론가. 호는 능소 凌宵. 1933년(호적상 1934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재학 시절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고, 곧 기성 문단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로 데뷔한 이래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의 논설위원을 맡으면서 논객으로 활약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문리대학 교수로 시작해 30년 넘게 교단에 섰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행사를 총괄 기획해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으로 전 세계에 한국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재임하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을 추진했다. 새천년준비위원장,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대표 저서로 《저항의 문학》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지성에서 영성으로》 《생명이 자본이다》 《거시기 머시기》 등의 논픽션과 에세이가 있으며, 소설 《장군의 수염》,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희곡과 시나리오 《기적을 파는 백화점》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160여 권의 저작을 남겼다. 2022년 2월 26일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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